김대승 감독의 을 보면서 신상옥 감독의 를 자연스럽게 떠올렸다. 거의 리메이크라 할 정도로 보였다. 화연(조여정)과 권유(김민준)의 관계설정도 유사해 보였지만, 특히 금옥(조은지)의 에피소드는 직접적으로 와의 연관성을 짐작하게 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는 내시를 많이 참조한 영화였더라. 신상옥 감독의 도 무척 재미있는 영화였지만, 김대승 감독의 도 꽤 재미있게 봤다. 무엇보다도 속도감이 돋보였다. 물론 이 속도감 때문에 인물의 내면에 몰입할 여유가 부족해진 것은 단점이지만, 어쨌든 즐기기 위한 오락영화로서는 준수해 보였다. 은 중독에 관한 영화다. 세명의 주인공 화연, 성원대군(김동욱), 권유는 지독한 사랑에 중독된 상태다. 특히 성원대군의 사랑이 인상적인데, 그의 지독한 사랑은 이 영화의 모든 비..
송일곤 감독의 은 멜로드라마를 볼 때 마다 기대하곤 했던 감정의 동요를 오랜만에 느끼게 해 준 영화다.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송일곤 감독하면 의례 무거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나에게 각인되어 있던 까닭에, 이 영화도 멜로드라마를 경유한 묵직한 소재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정말 멜로드라마였다. 그것도 흔하다면 흔한 소재와 구성으로 중무장한 영화. 자칫 발을 삐끗했다가는 나쁜 의미에서의 전형적이고 촌스럽고 신파라는 소리를 딱 들어먹게 생긴 그런 꼬라지로 말이다. 그런데 꼬라지가 아니었다. 전형적이라 할 수는 있지만 그걸 품어내는 방식이 남다르다. 미세한 차이. 그것이 영화의 수준을 결정짓는 요소라면, 송일곤 감독은 분명 멜로드라마 장르에서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고 명품멜로드라마를 만들..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를 재밌게 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다. 두번째는 영화가 끝날 때 내가 좋아하는 스토리였다고 깨닫는 것이다. 나는 어쩔수 없이 헤어지고, 그리워하는 따위의 스토리를 좀 좋아하는 편이다. 어릴때는 신파적인 요소가 섞여들어가면 안타까움에 어쩔 줄 모르기도 했다. 정윤희가 나오는 뻔한 스토리 '사랑하는 사람아'는 눈물, 콧물 짜내며 봤던 기억도 난다. 물론 이젠 능글맞아져서 세련된 신파여야만 마음을 움직이긴 하지만. 어쨌든 뻔하니, 안뻔하니 해도 멜로드라마는 심금을 울리는 구석이 분명히 있는 거 같다. '가을로'는 치유의 과정을 담은 영화다. 그리고 그것은 용서와 받아들임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애인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자책하는 현우는 죽은 애인이 남..
감독 김지훈보다 제작자 윤제균의 이름이 더 많이 부각된 올 여름 한국영화 최고의 블로버스터가 될 뻔했던 . 어쨌거나 감독이든 제작자든 얼굴에 똥칠한 것은 분명한 듯 하다. 그들의 목적. 과연 무엇일까? 재미로 꽉 채운 일류의 블록버스터 영화를 내놓고 한국영화 최고의 흥행기록을 수립함과 동시에 돈도 벌어보겠다는 야심? 그 야심 한번 크구나. 그렇다면 최고 품질의 제품을 내놓아야 할터. 그러나 윤제균 제작, 김지훈 감독의 는 큰 야심에 맞는 큰 야망을 품는 대신 꼼수를 품어버리고 말았다. 불량식품으로 관객의 혀를 녹아내리는 것이 가능하다는 그 꼼수. 그러므로 는 일류를 꿈꾸며 만들어진 영화가 아니라 삼류를 목표로 일류의 흥행기록을 꿈꾼, 그야말로 꿈(?)의 프로젝트였던 것이다. 는 무엇보다도 선배 괴수영화나..
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극장에서 그렇게 웃어보기는 올들어 처음인 듯... 아주 유쾌했다.일단 시대가 80년대 후반이라 친근감이 많이 느껴졌고,더구나 주요 공간이 부산이라 고향이 부산인 나로서는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았다.기억을 더듬어보면정말 89년에 국제시장의 저 좌판에 앉아 떡볶이를 먹었던 것 같기도 하지 뭔가...^^영화를 보기전에는 지금 상황에서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이라는 소재가 좀 현실감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배경이 80년대 후반이라는 걸 알고는 머리 좀 썼네 싶었다.아마 그때가 지역감정이라는 구습의 거의 막바지 시기가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사실 영화 자체는 별다른 특별한 점은 발견하기 힘든 코미디영화다.그래도만희 희화화 하기는 했지만 영남과 호남의 사투리를 이용한 웃음코드는TV에서 자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