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연 감독의 2013년 작품 는 '진짜' 재미 하나는 끝내준다고 할 만하다. 영화를 보는 내내 폴 그린그래스의 의 냄새를 지나치게 풍기긴 하지만, 그것이 액션 영화로서 이 영화가 가진 미덕을 갉아먹을 정도는 아니다. 단순하게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표절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나는 이미 이런 풍의 액션은 다니엘 크레이그의 도 영향을 받았다고 보고 있고, 그린그래스의 조차 이전의 영화 에서 볼 수 있었던 파쿠르의 영향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영향을 받았다고 인정해 버리고 원신연 감독은 본 시리즈 3부작을 철저하게 분석한 것 같고, 본 시리즈가 보여주었던 액션장면들이 어떻게 극적인 효과를 발휘하며 관객들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지를 정확하게 분석한 듯 보여서 더 괜찮게 보았다. 어설픈 모방이 아니..
을 보는 동안 어쩔 수 없이 를 생각했다. 왜냐하면 이 영화를 처음 알게 되었을 때 마케팅은 90년대 중반 대학을 다닌 세대의 공감대를 끌어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80년대 후반 고등학교를 다닌 세대의 공감대를 끌어내려고 애쓰던 가 그대로 오버랩 되었다. 나는 의 마케팅에 그대로 이입되었고 덕분에 는 2011년에 내가 본 가장 재미있는 영화가 되었다. 그런 점에서 은 처음부터 내가 공감대를 형성할 뭔가가 부족하겠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극장으로 들어갔다.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은 리차드 샌더슨의 리얼리키가 아니니까 말이다. 그래서 이 영화는 내게 과거를 환기하고 시대를 추억하며 가슴 시리게 만들지는 않았다. 내게 은 고급스런 멜로드라마로서 의미가 더 컸다. 멜로라는 장르로서 이 영화는 무척 인상..
홍상수 감독의 영화 스타일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그의 영화는 점점 재미있어진다. 내 느낌은 이렇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점점 가벼워진다. 그냥 깃털 같은 느낌이다. 그러니까 그는 점점 영화라는 매체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표준 같은 걸 점점 내려 놓는데 주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는 ‘이래야 저래야’ 한다는 고정관념 같은 것에서 어느덧 벗어나 버리는 느낌이다. 그래서 부담이 적고, 그래서 가볍게 느껴지고, 그래서 깃털처럼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지는 것 같은 것이다. 결국 이런 것들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 월드를 완성하는 스타일로 굳어지는 것일 테다. 매번 비슷한 유형의 인간, 특히 그다지 정이 안가는 인간들의 잘난 척 대화 같은 거나, 이미 페기 처분 되었다..
홍상수 감독의 을 보다 보면 그의 영화는 정말 똑같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이번 영화에서는 무엇보다 구도가 너무 안정적이고 편해 보였다. 그냥 로케이션으로 카메라 갖다 놓고 그냥 막 찍은 듯 보일 정도였는데, 그의 영화의 어떤 것들이 이런 편안함을 만들어내는 건지? 내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촬영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혹시라도 돈 엄청 쏟아 부어 놓고 때깔 좋게 만드는 건지?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어쨌거나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보다 보면 어느새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홍감독, 그 사람의 능력은 정말 인정해야 할 듯 하다. 나는 홍상수 감독이 코미디를 선택하면서 점점 더 그의 영화가 자꾸만 자꾸만 좋아지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