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제약회사 상무 신호는 가족과 야외로 나가려 준비중이다. 이때 8년 전 헤어졌던 혜영으로부터 만나자는 연락이 온다. 과거 총각으로 속이고 만나 사랑했던 혜영이 7살 아들과 나타난 것. 혜영은 신호에게 아들 영신을 맡았줄 것을 부탁한다. 신호의 아내는 남편을 위해 영신을 받아들이지만, 영신은 엄마를 그리워하기만 한다. 1968년 작품인 정소영 감독의 을 변장호 감독이 거의 똑같이 리메이크하여 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작품이다. 1968년과 1980년 사이에는 12년이라는 세월이 있지만, 변장호 감독은 배우들만 신영균은 윤일봉으로, 문희는 김영란으로, 전계현은 김윤경으로 변경했을 뿐, 영화는 거의 카피본처럼 비슷하게 만든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시대나 가치관의 변화를 반영하지도 새로운 해..
70년대 중반은 그야말로 하이틴 영화의 전성기였다. 이승현, 김정훈, 강주희가 주축이 된 남고생들의 일상을 다룬 얄개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가 개봉되어 흥행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임예진과 이덕화 콤비가 주로 출연했던 여고생 취향의 순정만화 같은 스토리의 하이틴 영화가 이미 인기를 얻고 있었다. 1976년 개봉된 는 이후 3편까지 제작될 정도로 순정고교 장르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김응천, 석래명 감독과는 반대되는 지점에 바로 진짜 시리즈의 문여송 감독이 하이틴 영화시장을 삼등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학생이 된 영수는 고교시절 서로 좋아했던 정아를 만나기 위해 목포로 가는 기차를 타고 있다. 같은 칸에 타고 있는 여고생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며 영수는 정아를 처음 만난 그 시절을 회상한다. ..
김호선 감독의 는 원래 극장 개봉시에 이라는 제목으로 홍보가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수렁에서 건진 내 딸 시리즈라는 광고문구가 있긴 했지만 흥행에 성공하지 못하자 비디오 출시때는 아예 제목을 로 바꾸었던 모양이다. 어쨌든 비행청소년이라는 소재를 차용하여 이전의 성공작 의 덕을 좀 보고자 했던 듯 싶은 이 영화는 청소년들의 비행의 원인을 이전작과 동일한 곳에서 다루고 있다. 아버지의 비도덕적 이중생활로 인한 가정불화가 유리(김혜수)의 반항의 원인으로, 아버지가 부재한 상황에서 어머니의 무관심이 준(민규)의 비행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고민없는 아류작의 운명이란 이런 것일까? 소재를 다루는 방식과 주제에 대한 접근이 모두 너무너무 진부하게 보였다. 더군다나 전작이 거칠게나마 부모의 문제에도 관심..
청소년 영화는 80년대로 넘어오면서 70년대의 낭만적 판타지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의 현실 자체를 인식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한다. 은 이미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적으로 얼마나 변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 스타일적으로는 일본영화와 비슷한 장면들이 많아 표절시비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여류감독이었던 이미례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이전의 하이틴 영화들이 건전과 모범을 강조하던 것에서 벗어나 반항과 비행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80년대 청소년 영화의 전형을 만든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특히 주인공인 유리(김진아)라는 캐릭터는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유형의 10대 인물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인 유리가 왜 반항하고 비행에 ..
설태호 감독의 1977년 작품 는 미국으로의 입양을 거부하고 고아원을 도망친 후, 동만(김무생)을 만나 같이 여행하다가 정을 느낀 동만이 자신의 아들도 입양한다는 이야기인데, 토닥토닥 정을 쌓아가는 철이와 동만의 에피소드가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이 영화는 미스테리를 하나 품고 있는데,바로 영화가 시작하는 초반부의 편집이 너무 이상했다는 것이다. 비디오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순서가 뒤죽박죽 되었는지, 아니면 오리지널 상영본에서도 그런지 알수는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점프컷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명백한 실수가 아닌가 할 정도로 생각되었다. 만약 비디오판이 오리지널 영화판의 편집순서와 동일하고 감독이 이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 설태호 감독님에겐 미안하지만 out이라고 말해야 할 정도가 아닌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