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에 진학한 병걸은 여자 친구 정미가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아 노심초사다. 정미는 남자가 왜 하필이면 남자답지 못하게 간호학과에 가느냐는 것. 단짝인 재박은 병걸과 함께 바늘과 실로 불릴 만큼 친한 친구이자 간호학과의 꽃밭에 나비이기도 하다. 재박과 간호학과의 여학우들인 자모라, 도맡아 등은 병걸과 정미를 이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정미는 임태환이라는 총학생회장과 친해지고, 병걸과 태환은 정미를 두고 대립한다. 그러나 사실 태환은 정미의 외사촌오빠였다. 정미는 병걸의 남자다움을 시험하고 싶었던 것. 모든 오해가 풀리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은 계속된다. 1979년 영화이기도 하겠지만, 지금의 시점에서는 젠더적으로 꽤 답답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는 영화다.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스..
는 시리즈의 2탄이다. 임예진, 이덕화 커플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지만 전편의 스토리를 이어가지 않고 새로운 이야기를 보여준다. 재미있는 건 는 제목을 로 변경해도 될 만큼 임예진은 이덕화가 문제를 일으키는 장소에는 꼭 나타나서 그를 만류한다. 극의 흐름이나 전개가 무색할 정도로 우연성에 기댄 이런 방식은 영화의 구조 자체를 망가뜨리는 결과가 된다. 그리고 관객 입장에서도 ‘아니 어떻게 알고 왔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영화에 몰입하는 데도 방해가 된다. 한정아(임예진)는 어린 시절 자신을 구해주고 이마에 상처를 입은 한 남학생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어느날 그 남학생은 고등학생이 된 그녀 앞에 불량청소년 송태일(이덕화)이 되어 나타난다. 전형적인 모범생 정아는 태일을 교화시키기 위해 희생정신으로 자..
70년대 중반은 그야말로 하이틴 영화의 전성기였다. 이승현, 김정훈, 강주희가 주축이 된 남고생들의 일상을 다룬 얄개시리즈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가 개봉되어 흥행에 성공하기 전까지는 임예진과 이덕화 콤비가 주로 출연했던 여고생 취향의 순정만화 같은 스토리의 하이틴 영화가 이미 인기를 얻고 있었다. 1976년 개봉된 는 이후 3편까지 제작될 정도로 순정고교 장르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듯 김응천, 석래명 감독과는 반대되는 지점에 바로 진짜 시리즈의 문여송 감독이 하이틴 영화시장을 삼등분하고 있었던 것이다. 대학생이 된 영수는 고교시절 서로 좋아했던 정아를 만나기 위해 목포로 가는 기차를 타고 있다. 같은 칸에 타고 있는 여고생들의 해맑은 미소를 보며 영수는 정아를 처음 만난 그 시절을 회상한다. ..
박인제 감독의 은 정부 위의 정부라 할수 있는 끝없는 권력을 추구하는 집단이 있다는 것. 그들이 어떤 결정적 순간에 거대한 사건을 일으키고 여론을 조작하며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한다는 음모론을 중심에 놓고 있다. 영화가 1994년에 발암교라는 다리에서 의문의 폭파가 일어나 끊어진다는 설정에서부터 다분히 성수대교 붕괴를 떠올리게 하고, 그 외 사건의 배후에 북한이 있다는 설정을 통해 최근의 사건을 연상하게 하면서, 시의적절한 흥미를 유발하는데 성공하고 있다. 그러나 윤혁(진구)이 나타나고, 이방우(황정민)기자가 사건에 개입하면서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되면 흥미로운 소재에 비해 인물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타이트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영화에 임팩트를 터트릴 만한 타이밍을 놓쳐버리고 만 것 같은 느낌이다. ..
이준익 감독의 은 참 괜찮은 영화가 될 만한 내용을 많이 가지고 있는 영화였다. 물론 시나리오에 감독과 배우 및 스탭들이 투입되어 만들어낸 결과물인 영화 이 ‘괜찮다고 할 만한 내용’을 영상으로 형상화한 후 관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었는가에 대해서는 좀 회의적이다. 부패한 정권에 대한 조롱, 그것을 개선해 보고자하는 민초들의 항쟁이 만들어낸 묵직한 주제에 더해 절절한 사랑의 멜로라인이 있고, 이에 더해 꿈과 희망에 대한 바램이 플롯 전체에 살포시 깃들어 가슴 한 구석 묵직한 울림을 녹여낼 만 한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고 보았지만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 괜찮아 보이는 내용을 가지고도 영화가 제대로 된 짜임새를 보여주지 못하는 것은 감독 이준익의 연출력을 먼저 탓해야 할 것 같다. 이준익 감독은 이후 계속 하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