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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초반부. 주인공 네지코와 오토코의 등장. 인물과 배경이 만들어내는 스타일리쉬하고 감각적이며 표현주의적인 미장센은 꽤 매력적인 영상미를 만들며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내용전개의 아쉬움. 초반의 영상미를 이어가지 못하는 연극적으로 느껴지는 구성의 단조로움.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관계들이 시너지를 만들어내지 못하면서 단조로움을 배가시키는 듯.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스스로 죽지도 못하는 남자의 이야기. 나약함이 곳곳에서 배어나오는데 오시마 감독이 당시의 일본을 이토록 무력하게 바라보았나 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인물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무력함은 변혁 대신 제도에 순응하는 일본인을 보여주는 듯하고, 치기어린 17살은 사고 없이 폭주하기만 하는 당시의 청소년 세대를 통해 일본의 미래를 비관하는 듯하다. 더불어 외국인 연쇄살인마라는 설정에서 ‘꼭 백인임을 강조’하는 건 일본인들 특유의 백인 컴플렉스를 보여주는 것 같고.

 

 

뭔가 많은 것을 보여주려는 것 같은데 남자들의 무기력이 계속 전시되고, 유일한 여성인물 네지코가 그들을 알게 모르게 경멸한다. 오시마 나기사라는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는 지루함과 실망감이 미처 뿜어내지지 못한채로 내부에서 곪고 있는 것 같은 에너지와 묘하게 섞여있는 느낌인데, 사실 영화 자체도 갈 길을 잃어버린채 정리되지 못하고 갈팡질팡 하는 모양새, 어쨌거나 묘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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