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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란 파커의 영화중에는 음악이 영화보다 더 많이 알려진 영화들이 있다.
우선 조르지오 모로더의 음악이 유명한 78년 작품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이후 아이린 카라의 주제곡이 크게 히트한 80년 작품 페임
거의 컬트로 추앙받고 많은 매니아를 양산했던 82년도 작품 핑크 플로이드의 월
그리고 소울/블루스를 부르는 아일랜드 노동자들의 이야기 91년 작품 커미트먼트
여기에 마돈나가 출연한 에비타를 더하면
영화와 함께 음악적으로도 많이 알려진 작품들이 된다.
그중에서도 페임은 아이린 카라의 주제곡이 크게 히트하면서
대중적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작품이라 할 수 있는데
리메이크작품이 개봉되기도 해서
다시 한번 예전 오리지날 작품을 감상했는데
마치 처음 본 영화처럼 기억에 없는 장면들이 많이 있었고
기억에 있는 장면이 없는 경우도 있어서 무척 재미있게 보았다.
페임은 몇몇 중요한 인물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긴 하지만 특별한 주인공이 없는 영화다.
그러므로 뉴욕 예술고등학교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꿈을 향한 노력과
공부하는 모습 그 자체가 이야기의 중심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영화도 그들의 입학 오디션과 1학년, 2학년, 3학년, 4학년 졸업반까지를
연대기적 구성으로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오디션을 통해 아직 영글어지지 않은 날 것 그대의 싱싱한 모습에서
선생님의 지도와 개인적인 노력으로 학년을 거듭 할수록
좀 더 성숙하고 세련된 모습으로 변화하는데 이와 더불어
관객들도 그들과 같이 성장하는 또다른 한 무리의 뉴욕예술고등학교 학생이 되어
같이 웃고 같이 울며 같이 춤추고 노래하게 된다.
하지만 알란 파커 감독이 주목하는 것은 웃으며 춤추고 노래하는 사이에
그들에게 어김없이 다가오는 좌절의 순간이다.
성장통을 다룬 청춘영화에서 좌절의 극복은 가장 중요한 소재의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이런 좌절의 모티브는 후반부에 집중적으로 배치되어 관객들의 심리를
쥐락펴락하는 경우가 많은데, 등장인물이 많은 페임은 도리스와 몽고메리의
개인사에 대한 극복의 과정. 재능 없음에 자살을 시도하다 연극반으로
옮기면 된다는 무한 긍정 낙천적 학생의 모습.
그리고 재능을 인정받았던 선배의 실패한 모습을 보여주며 그들의 미래가
마냥 장밋빛은 아니라는 현실적인 부분에 대한 적절한 코멘트가 돋보인다.
하지만 후반부에 랄프와 코코의 좌절에 대해서는 그다지 설명이 없이 바로
졸업식장면으로 넘어감으로써 좀 더 강하게 뉴욕예술학교 학생들의 미래에
대해 섣부른 장밋빛 희망을 제시하기 보다는 그들이 마주하고 무한경쟁하게 될
사회라는 정글의 불안함을 졸업식에 내포시킴으로써 좀 더 강한 사회비판적
주제의식을 획득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힘껏 목청 높여 부르는 노래와 춤과 연주는
젊음만이 간직하고 있는 힘찬 열정과 도전의식을 뿜어내고 있어 좌절이 희망으로
바뀌는 순간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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