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에 진학한 병걸은 여자 친구 정미가 자신을 이해해주지 않아 노심초사다. 정미는 남자가 왜 하필이면 남자답지 못하게 간호학과에 가느냐는 것. 단짝인 재박은 병걸과 함께 바늘과 실로 불릴 만큼 친한 친구이자 간호학과의 꽃밭에 나비이기도 하다. 재박과 간호학과의 여학우들인 자모라, 도맡아 등은 병걸과 정미를 이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정미는 임태환이라는 총학생회장과 친해지고, 병걸과 태환은 정미를 두고 대립한다. 그러나 사실 태환은 정미의 외사촌오빠였다. 정미는 병걸의 남자다움을 시험하고 싶었던 것. 모든 오해가 풀리고 그들의 사랑과 우정은 계속된다. 1979년 영화이기도 하겠지만, 지금의 시점에서는 젠더적으로 꽤 답답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는 영화다. 남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스..
맹물로 움직이는 자동차라니 얼마나 매력적인가?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대기오염도 없을 것이고, 수도꼭지만 돌리면 되니 석유를 수입하느라 달러를 쓸 필요도 없을 것이며, 산유국들이 값을 올리네 마네 유세를 떨어도 “흥, 그러시든가”하면서 오히려 유세를 떨어 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1974년도에 발표된 이형표 감독의 는 70년대 중반에 있었던 석유파동의 그림자가 깔려있다고 하니 그땐 누구나 한번쯤 맹물로 가는 자동차를 꿈꾸어 봤을지도 모르겠다. 는 적절한 사회적 이슈를 밑바탕에 깔고 미경(오수미), 문희(나하영), 수애(장미화)의 여자셋과 원대(신영일), 철권(신일룡), 윤수(김세환)의 남자셋이 탁자를 사이에 두고 미팅하는 모양새마냥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티격태격 다투고 화해하며 관계를 만들어가는 로맨..
이기영 감독의 1973년 작품 는 유신때의 모범 청년들의 이야기라고 할 만하다. 당시의 국가가 모범이라고 강요했던 시대적 요청들은 네 명의 주인공인 국일(신일룡), 장호(송재호), 경자(여수진), 정옥(나오미)에 의해 보여진다. 영화가 시작하면 여대생인 경자와 정옥은 졸업을 앞두고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며 새벽에 우유배달을 해서 불우이웃을 돕자고 의기투합한다. 경자의 집에서는 역시 대학졸업반인 국일과 장호가 하숙을 하고 있는데, 현재 하숙비를 못 내 눈칫밥을 먹고 있는 중이다. 국일은 하숙비를 빌리기 위해 찾아간 교수 사무실에서 정옥을 만나 한눈에 반해 적극적으로 대시한다. 하지만 정옥은 콧방귀도 안뀌지 뭐… 취업이 힘들긴 하지만 국일은 자동차 회사에 취직이 된다. 성실함으로 사장의 인정도 받게 된다. ..
하길종 감독의 이 올레TV 에 있길래 또 보았다. 여러 번 보는 거지만 역시 볼 때마다 재미있고 새로운 것들이 숨어 있다 나타난다. 어떻든 이제는 스토리를 다 알기 때문에 좀 더 세부적인 면을 볼 수 있는데, 그동안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보았던 사회 정치적인 면등등을 떠나 이번에는 정말로 주인공인 이 20대 초반의 아이들이 눈에 들어왔다. 영철의 방황이나 병태의 패배주의 등이 더 잘 보였던 것 같다. 70년대라는 유신 상황에서 병태와 영철, 영자와 순자는 모두 꿈을 꾸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는 한데, 그것이 현실에 안착해 있지는 않은 것 같은 느낌에 서글프더라. 그렇다면 그들은 꿈이 없거나, 혹은 꿈을 꿀 줄도 모르거나, 아니면 꿈을 꾸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니까 하길종 감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