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부기 새벽에 날다 김수형 감독의 는 추리작가 김성종의 소설 을 영화화했다.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라서 그런지 몰라도 기존의 김수형 감독의 다른 작품에 비해 스토리와 플롯도 좋았다. 어느날 아침 기차역에서 자살한 창녀의 죽음의 원인을 찾아가는 작품이지만 추리나 서스펜스보다는 드라마에 좀 더 기대는 모양새다. 영화의 주인공인 최형사 역시 피난길에 여동생과 헤어진 경험이 있고 지금도 찾고 있는 중이다. 그는 죽은 창녀가 자신의 여동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사건에 접근한다. 사건을 파헤치면 파헤칠수록 죽은 창녀의 비극이 가슴을 후벼판다. 결국 그녀는 헤어진 오빠가 손님으로 찾아와 밤새 오빠가 살아온 이야기를 들은 후 자살한 것으로 밝혀진다. 한국의 비극이라 할 6.25전쟁의 피난길에 헤어진 남매의 비극이라는..
이건 내 생각에 불과하지만 50~60년대 초중반까지의 한국영화에는 강인한 여성에 대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그 강인함이라는 것이 거친 남성스러움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일제강점기와 해방 그리고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일제의 착취와 노동, 그리고 총칼에 쓰러져간 남성들의 자리를 잠시나마 대신할 수 있는 즉, 어떻게 보면 가부장적 면모를 가지고 있거나 그것을 지켜낼 수 있는 여성상을 그리워 한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이후에도 가부장의 자리를 대신하는 어머니, 아들, 딸의 모습을 그리는 한국영화는 대체적으로 88년 이전까지는 지속적인 흐름으로 만들어지고는 했고 관객의 호응도 높았던 것 같다. 선 굵은 남성적인 영화를 만든다고 알려진 신상옥 감독의 영화도 알고보면 여자가 주인공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박종호 감독의 1965년 작품 는 고아인 어린 소년과 소녀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말하고 있는 반전영화다. 심정적으로 주인공이 스스로 살아가기에는 약한 어린이들이라는 점에서 동정적인 감정이 많아 앞서고,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어린이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끔찍한 현실속에서도 때때로 동화 속 같은 구성을 취하면서 그들의 순수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그들이 왜 저런 고생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원인으로서의 전쟁의 비극을 강화시키고 또한 반전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영화는 두서 없이 바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엄마를 찾아 나선 영아라는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비무장지대에서 혼자 살고 있는..
한국전쟁이 끝나고 2년후 개봉된 김홍 감독의 자유전선은 당시의 시대적 상황을 차지하고라도 조금은 황당하게 느껴졌다. 공산주의에 대한 혐오를 바탕으로 하면서 국민적 지지를 강요하기 위해 기획된 것이 역력한 프로파간다 영화라고 할 만 하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세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첫째. 6.25가 터지기 하루전의 상황으로 주인공인 성호, 성희남매와 북의 군인이 된 성희의 애인 창환의 에피소드다. 공산주의를 강하게 경멸하는 캐릭터를 통한 긍정적인 국민으로서의 이미지 만들기에 집중한다. 이렇게 관객들은 그들과의 동일화를 통해 국민으로서의 자신의 위치를 요구받게 되는 셈이다. 둘째. 본격적인 전쟁 에피소드다. 성호, 성희 남매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까지도 전쟁에 대한, 즉 목숨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