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전경. 쓸쓸한 음악이 흐르는 추운 겨울. 유골함을 든 문호가 과거를 회상한다. 매독에 걸린 문호는 치료가 끝나자마자 술집으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경아를 만난다. 둘은 동거를 시작한다. 경아는 과거가 있는 여자다. 사회초년병 시절 회사 남자동료와 첫사랑에 빠지지만 배신당한다. 이후 돈 많은 중년남자와 결혼하지만 죽은 옛 부인의 대체품이었다는 알게 되고, 낙태경험으로 인해 헤어진다. 세 번째 남자 동혁은 경아를 소유물로 생각하며 호스티스로 전락시킨다. 문호에게 다정함을 느끼지만 동혁은 집요하게 경아를 쫒아 다닌다. 결국 문호와 헤어지고 경아는 자포자기하며 살고 있다. 경아가 알콜중독에 빠지고 통제가 불가능해지자 동혁은 문호에게 경아의 소식을 알리고 떠난다. 다시 하룻밤을 보내는 문호와 경아. 하지만 ..
남사당의 꼭두쇠인 박치삼은 함부로 잔치판을 벌렸다고 고초를 당한다. 돌아오는 길에 가난한 과부의 딸인 덕이를 데려온다. 덕이는 낯선 남사당에서 외로움을 견디며 춤과 묘기를 배우고 만준과도 친해지면서 서로 의지한다. 하지만 만준은 남사당이 싫다며 도망친다. 홀로 남은 덕이는 그리움을 가슴에 묻는다. 세월은 흘러 덕이는 미모를 갖춘 남사당으로 성장한다. 하지만 천대받는 남사당의 삶은 녹록치 않다. 박치삼이 숨을 거둔 후 덕이는 새로운 꼭두쇠가 된다. 어느 날 장돌뱅이가 된 만준과 재회하는 덕이. 만준은 자신과 떠나자고 하지만 고심 끝에 덕이는 남사당에 남기로 한다. 하지만 고생은 끝이 없고, 약해질대로 약해진 덕이는 아이를 출산하다 죽는다. 아기는 만준이 데려가기로 한다. 윤보는 아버지는 모르지만 아이에겐 ..
1980년대의 시작이 60년대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계획이 어느 정도 완성단계에 들어선 모양새라고 볼 때, 정인엽 감독은 사람들이 경제개발의 틈새에서 돈의 노예가 되었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 으로 정인엽 감독이 80년대 에로영화의 아이콘이 되기 1년전에 개봉한 영화 은 그런 돈의 노예가 된 사람들에게 돈으로 복수하는 내용이라 할 만하다. 돈이 돈을 이기는 게임인 셈이다. 삼호물산 사장은 딸의 결혼을 위해 유능한 사원들을 불러 모은다. 큰 딸은 그 자리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는 안현상이 마음에 든다. 그러나 안현상은 이미 사랑하는 여자 장연희가 있다. 연희는 회사의 말단사원이다. 이즈음 사장의 큰아들 기대운이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다. 그는 야심에 가득 차 있으며, 회사의 구조조정을 통해 사세를 확장하고자 ..
김수형 감독의 1976년 작품 은 남성에게 받은 치명적인 상처가 여성들의 연대를 통해 치유가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영화로 보인다. 한국 최초의 레즈비언 영화라는 입소문을 탈 정도로 소재적인 측면에서 대담하게 접근하긴 했지만 시대적 한계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감독의 인식의 한계라고 해야 할지, 어쨌든 산딸기 시리즈의 김수형 감독의 대표작이 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결국 고지를 눈앞에 두고 쓰러진 듯한 아쉬움을 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의 주인공은 강간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패션모델 영희(이영옥)와 전남편의 학대에 시달리다 이혼한 화가 한문정(노미애)이다. 디자이너 설은주(박원숙)에게 퇴출당하고 방황하는 영희를 미애가 돌봐주면서 두 사람 사이에는 정이 싹튼다. 특히 한문정은 남편으로부터 받은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