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주의를 지향하는 감독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뭐라고 할 수 없지만. 관객의 입장에서 올리버 라세 감독의 스타일을 마냥 지지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단 너무 재미가 없다. 감독의 의도가 관객이 느린 호흡으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기를 바란다고 할 수도 있겠다. 카메라로 왜곡되지 않은 세상 그대로 말이다. 이렇게나 내성적인 주인공을 설정하고, 어머니 역시 마찬가지로 느리며, 몇 명 되지 않는 주위의 인물들 역시 매한가지라면. 좀비도 달리기를 하는 세상에 오히려 초기의 좀비처럼 느리게 걷는 것이 정말 현실인가 싶은 건가 싶고, 정말 그래야만 자본주의의 무한 경쟁이라는 속도를 비판할 수 있는 걸까? 싶기도 하고. 올리버 라세 감독은 세상이 할리우드 영화 속 다이나믹한 인물이 아니라 자신의 영화 속 인물들처럼 ..
황금우리 La jaula de oro 2013년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작품. 디에고 쿠에마다 디에즈 감독이 현재 중남미 국가에 살고 있는 젊은이의 삶을 과감없이 드러낸 작품이다. 이런 유형의 영화를 보고 나면 그나마 한국에 태어난 걸 다행이라고 여겨야 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기도 하는데, 그만큼 그 쪽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비참해 보이기 때문이다. 과테말라에 살고 있는 10대 후반의 세명의 친구 후안, 사라, 사무엘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불법입국하기로 한다. 그러나 그 길은 쉽지 않다. 몇차례 고난을 겪으며 사물엘은 중도 포기하고, 아메리카인디언인 차우크가 그들과 합류한다. 그러나 미국으로 가는 길은 그야말로 지옥의 여정이다. 과테말라에서 멕시코를 거..
줄거리양을 사랑하는 형제. 키디와 굼미. 그들은 40년 동안 말도 안하고 지낼 정도로 사이가 소원해져있다. 예쁜 양 선발대회에서 형 키디의 양이 우승하고 자신이 준우승 하자 굼미는 약이 오른다. 우승한 형의 양을 살펴보던 중 그 양이 스크래피병에 걸렸음을 확신한다. 굼미는 바로 수의사에게 신고한다. 수의사는 모든 농가의 양들을 도살하기로 결정한다. 이제 마을의 모든 양은 도살되었고, 마을 사람들의 삶도 활기가 없어진다. 그런데 키디는 자신의 양 몇 마리의 지하실에 숨겨두고 있었다. 숨긴 양이 발각당하자 굼미는 형에게 도움을 청한다. 키디는 두말없이 양을 숨길 수 있도록 돕는다. 그들은 관리인들의 눈을 피해 산으로 양들을 피신시키기로 한다. 그러나 눈폭풍 속에서 양들을 잃어버리고, 굼미도 실종된다. 키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