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전경. 쓸쓸한 음악이 흐르는 추운 겨울. 유골함을 든 문호가 과거를 회상한다. 매독에 걸린 문호는 치료가 끝나자마자 술집으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경아를 만난다. 둘은 동거를 시작한다. 경아는 과거가 있는 여자다. 사회초년병 시절 회사 남자동료와 첫사랑에 빠지지만 배신당한다. 이후 돈 많은 중년남자와 결혼하지만 죽은 옛 부인의 대체품이었다는 알게 되고, 낙태경험으로 인해 헤어진다. 세 번째 남자 동혁은 경아를 소유물로 생각하며 호스티스로 전락시킨다. 문호에게 다정함을 느끼지만 동혁은 집요하게 경아를 쫒아 다닌다. 결국 문호와 헤어지고 경아는 자포자기하며 살고 있다. 경아가 알콜중독에 빠지고 통제가 불가능해지자 동혁은 문호에게 경아의 소식을 알리고 떠난다. 다시 하룻밤을 보내는 문호와 경아. 하지만 ..
방송작가 영호는 음주가무와 바람끼를 즐기며 원고마감 어기길 밥 먹듯이 한다. 그러다 독실한 크리스찬인 수빈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한다. 딸까지 뒀지만 그의 바람기와 음주가무는 전혀 줄어들지 않는데, 어느날 영호는 심장판막증 진단을 받고 절망한다. 절필한 그를 대신해 수빈은 회사에 나가지만, 영호가 사장과의 관계를 오해하면서 자살을 기도한다. 해변가 목사에게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한 후 하느님의 존재와 수빈의 사랑을 깨닫고 성실한 인간이 된다. 그의 심장판막증도 기적같이 치료된다. 심재석 감독의 1984년 작품 는 정윤희의 마지막 작품이다. 당시 떠들썩한 스캔들 이후 모든 연기활동을 접게 된다. 하지만 대단한 배우 정윤희의 은퇴작이라는 타이틀을 걸기에는 이 영화의 함량이 부족한 편이라 아쉽다. 반면 주..
이규형 감독의 는 1988년 서울 관객 22만여명을 동원하면서 그 해 흥행 3위에 올랐다. 1987년 흥행 1위에 올랐던 에 이어 흥행에 성공하면서 이규형 감독은 재기발랄한 신세대 감독으로 크게 주목 받게 된다. 하지만 전작인 가 당시 대학생들의 모습을 가벼운 개그와 접목하고, 김창완의 음악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균형 감각을 유지한 편이라면, 는 진지함에 대한 욕심이 너무 두드러져 영화 전체가 무너지고 만 것 같은 느낌이다. 이규형 감독은 를 만들면서 당시 인기 개그맨인 최양락과 팽현숙을 부부로 설정하고, TV드라마 의 귀여운 꼬마였던 이건주를 아들로 만들면서 코믹함과 개그적 재미에 집중한다. 10대 후반이었던 앳된 김혜수의 예쁜 모습을 양념으로 삼고, 역시나 에서 진지한 파트를 담당했던 김세준을 권투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