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본드, 에단 헌트... 또 누가 있지?... 쟈니 잉글리쉬. 음, 그렇다. 이 분도 스파이다. 나이가 차서 이제 정년퇴임하신 스파이. 이미 아날로그시대에 그 사명을 다 하신 분. 그런데 스마트폰 시대에 쟈니가 다시 소환된다. 왜냐하면 디지털 시대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의 등잔밑을 아날로그가 밝힌다고 할까? 미스터 빈으로 유명한 로완 앳킨스의 코믹 스파이물 는 1편과 2편으로 제 소임을 다한 시리즈라 할 만하다. 하지만 점점 고도화되어가는 디지털 시대를 비틀어 패러디하는 것은 꽤 재미난 상상이 되더라. 마치 슬랩스틱은 아날로그가 어울린다는 듯이 말이다. 로완 앳킨스이 보여 주었던 캐릭터 미스터 빈과 쟈니 잉글리쉬는 먼 과거로 가면 채플린과 키튼 그리고 로렐과 하디에 대한 오마주이기 때문이다. 오..
는 미세먼지를 소재로 한 프랑스산 재난영화다. 몇 가지를 생각해 보자. 우선 재난영화라고 하면 아미 할리우드풍의 영화들. 그러니까 땅이 폭싹 꺼지는 라든지 추위가 온통 지구를 꽁꽁 얼려버리는 라든지, 지진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초토화시켜버리는 그도 아니면 거대한 불길에 휩싸이는 등 블록버스터급의 액션과 스케일을 기대하게 되고, 결국 아버지가 영웅이 되어 아무리 급박한 위기에서도 초인적으로 활약하며 가족을 구해내면서 안도감을 갖게 하는 형식이 우리에게 익숙한 미국 할리우드식 재난영화의 모습이다. 하지만 다니엘 로비 감독은 그러한 스텍터클한 화면과 액션에는 관심이 없다. 어쩌면 는 보통의 관객이 프랑스 영화라 하면 가지게 된 뭔가 예술적일수는 있지만 재미는 없을 것 같다라는 고정관념을 그대로 재생산하는 편이라고..
클라이브 톤지 감독의 는 잠들면 찾아온다는 죽음의 유령 마라를 소재로 만든 심령호러영화다. 최근 이나 등 악귀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히트하면서 한동안 유행했던 슬래셔 무비들이 차지했던 공포장르를 새롭게 대체하고 있는 것 같다. 영화 역시 이런 흐름에 동참한 영화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아류작이라는 느낌도 가지게 되는 아쉬움은 있다. 한 남자가 잠자는 동안 살해당한다. 그런데 얼굴이 뭔가 끔찍한 것을 본 듯 일그러져 있다. 약간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심리학자 케이트는 이 사건에 라는 뭔가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면장애센터에서 알게 된 더기와 사건의 전말을 깨가던 중 이 모든 것이 죄책감이라는 감정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녀는 과연 죽음의 연쇄고리를 끊을 수 있을까?..
는 전작인 의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 속편의 구조를 취하고 있다. 전작의 마다가스카르의 추격씬에 비할 만큼 멋진 카체이스씬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일단 베스퍼에 대한 제임스 본드 개인의 사적인 복수에 초점을 맞추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여기서 개인적 복수심은 국가의 대리인으로서의 스파이라는 정체성과 부교합하기 때문에 이것은 제임스 본드의 또 하나의 통과의례가 된다. 조직 곳곳에 숨어있는 내통자라는 설정등이 컴퓨터망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국가처럼 돌아가는 세계를 생각나게 만든다면, 영화에서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채 막연하게 거대조직이 계획하고 있는, 남미의 쿠데타를 통한 자원의 확보라는 사업에 영국이나 기타 여러 선진국들이 관여하고 있는 것이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려는 것 역시 현실의 흐름을 반영하는 설정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