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장호 감독의 1971년 작품 은 눈물이 눈물을 불러오고, 사소한 엇갈림의 비극이 비극을 쌓아가는 전형적인 신파영화의 구성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낡았다는 느낌이 그다지 많이 들지 않는 영화다. 아마도 사건의 대부분이 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면서 운명적인 삼각관계에 얽혀든 동식(신영균), 민규(최무룡), 상희(윤정희)의 심리변화를 중심으로 이끌어가고 있기 때문은 아닌가 싶다. 또한 세사람의 과거를 구구절절하게 늘어놓는 대신 회상을 통해 빠르게 전후의 사정만 설명한 후, 과연 현재에서 세 사람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 것인가에 더 집중하면서 스토리의 늘어짐을 경계하고 있는 것도 또하나의 이유가 될 것 같다. 민규와 상희는 아들 욱(김정훈)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다. 어느날 민규는 죽을 줄만 ..
1960년대의 신상옥 감독은 재미라는 측면에서는 최고가 아닌가 싶다. 그렇다고 작품이 단순히 재미를 위한 오락에 머물고 있는 것도 아니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 완성도에서도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60년대 신상옥 감독은 영화 산업에 있어서 가장 이상적인 감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대중과의 교감에 소홀하지 않으면서도 예술로서의 영화에 대한 고민을 작품에 녹여내려는 노력이 신상옥이라는 이름과 신필름이라는 전설을 만들어낸 요인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화려했던 60년대의 끝자락인 1969년에 개봉된 를 너무 재미있게 보았다. 신기했던 것이 지금의 관객인 나로서는 그동안 TV의 전설의 고향이나 여타 드라마를 통해 이미 너무 많이 접해 닳고 닳은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결국 이야기를 ..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 신호에게 8년전 헤어졌던 혜영이 연락을 해 온다. 혜영은 8년전 서울에서 하숙을 할 때 총각으로 행세하면서 만났던 여자. 무척 사랑했지만 시골에서 아내와 아이들이 올라오면서 헤어지게 되었던 것. 혜영은 아들 영신의 장래를 위해 아빠인 신호가 키워주기를 원한다. 모질게 결심한 혜영은 아들과 뼈아픈 이별을 한다. 신호의 아내는 남편과 가정의 행복을 위해 영신을 받아들이고 정성껏 키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엄마를 그리워하던 영신은 엄마를 찾으려다 밤 늦은 시간에 집에 오게 되고, 화간 난 신호가 영신을 때린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혜영은 다시 영신을 데리고 묵호로 돌아간다. 1968년에 흥행에 크게 성공한 작품이다. 고무신 관객이라 불렸던 여성관객들이 많이 몰렸던 작품이면서 굉장한 신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