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아스트랄함을 어찌할 것인가... 는 대배우 박노식의 감독 데뷔작이다. 그의 작품 중 처음으로 본 에서 느꼈던 기이함을 2011년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있었던 발굴전을 통해 , ,를 보고 나서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기이함과 황당함의 전설 박노식 감독의 첫 작품을 보면서 그 기이한 상상력의 태동을 봤다는 것에 대해 감동하고 첫 작품이나 70년대의 마지막 작품(공식적으로 83년작 돌아온 용팔이가 마지막 감독 작품이다.)까지 변함없는 그 스타일에 감탄하게 되었다. 그런들 저런들... 아~~~ 이 황당함은 어쩔것이여... 한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 소를 보며 “빨리 가자”며 울고 있다. 곧 첫 장면이 무슨 상관이냐는 듯 바로 자동차 안에서 불타는 남녀를 보여주다 남자를 죽이는 의문의 사나이에게로..
송일곤 감독의 은 멜로드라마를 볼 때 마다 기대하곤 했던 감정의 동요를 오랜만에 느끼게 해 준 영화다.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송일곤 감독하면 의례 무거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나에게 각인되어 있던 까닭에, 이 영화도 멜로드라마를 경유한 묵직한 소재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정말 멜로드라마였다. 그것도 흔하다면 흔한 소재와 구성으로 중무장한 영화. 자칫 발을 삐끗했다가는 나쁜 의미에서의 전형적이고 촌스럽고 신파라는 소리를 딱 들어먹게 생긴 그런 꼬라지로 말이다. 그런데 꼬라지가 아니었다. 전형적이라 할 수는 있지만 그걸 품어내는 방식이 남다르다. 미세한 차이. 그것이 영화의 수준을 결정짓는 요소라면, 송일곤 감독은 분명 멜로드라마 장르에서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고 명품멜로드라마를 만들..
여인의 향기를 다시 보니 예전보다 더 재미도 있고 감동적인 면도 있었다. 단순히 산다는 것 자체, 즉 삶에 대한 의미와 그에 더해 양심이라는 문제, 즉 어떻게 사는 것이 올바른 삶인가하는 문제까지 여인의 향기는 씨줄과 날줄을 적절히 엮어가며 인생에 대한 작은 성찰의 기회를 적절한 드라마로 제공해주지만 그 향기를 걷어내면 글쎄... 두 번째 감상에서 난 마냥 좋아라 할수만은 없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이 퇴역장교 프랭크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그 이면에 감춰진 어떤 것이 있지 않을까 의심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우선 이 영화가 걸프전 직후 만들어진 영화라는데 주목했다. 노골적인 군사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늙은 중령의 위치가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지만 인생과 양심에 대한 의미를 군장교를 통해 들으면서 서..
시력을 잃은 잉그리드에게는 남편 모튼이 있다. 모튼은 그녀에게 집안에만 있지말고 바깥 나들이라도 할 것을 권유하곤 한다. 그러나 잉그리드는 밖으로 나가는 대신 집에 틀어박혀 노트북으로 자신만의 소설을 쓴다. 소설속에서는 남편과 남편 친구 에이너. 에이너가 좋아하는 여자 엘렌등이 등장해 잉그리드의 상상력의 세계에서 살아간다. 세상에 나설 자신감도 없고,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은 소설 속에 그대로 재현된다. 에스킬 보그트 감독은 맹인여성의 심리를 꽤 진지하면서도 깊이 있게 들여다본다. 장애인이 되었다는 잉그리드의 불안한 심리를 급작스럽고 혼란스런 편집으로 드러낸다. 잉그리드가 내면으로만 침잠하면서 만들어낸 소설 속에서 남편 모튼, 남편의 친구 에이너, 그리고 잉그리드의 분신이기도 할 엘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