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한국영화 흥행 1위. 이 영화의 무엇이 관객의 마음을 그토록 사로잡았을까? 영화를 다 본 후의 나의 느낌은 김수현이 쓴 각본의 힘은 있어 그럭저럭 이야기가 흘러간다는 것 정도였다. 하지만 당시 비슷한 소재의 영화가 많다 보니 차별점을 찾지 못해 식상하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는 건 사실. 1978년에 흥행한 내가 버린 여자의 속편 느낌도 강하다. 친구들과 돈 많은 남자를 유혹하는 꽃뱀인 명숙이 사고로 기억상실에 걸리고, 그녀를 구해준 돈 많은 홀아비 민하를 만나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의 과거로 인해 위기가 닥친다... 정소영 감독의 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 영화의 유형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그저 우연히 만난 두 남녀의 러브스토리를 말하는데, 그저 착한 남자와 발랑 까져 보이지만 실..
화전민 마을. 분녀는 탈춤을 구경하던중 취발이 탈을 쓴 자에게 강간을 당한다. 마을 청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분녀와 혼인하려고 안달이 난 상황이라 범인이 누군지 쉬 짐작이 되지 않는다.결국 범인은 명준으로 밝혀진다. 그러나 명준은 금광을 찾아 떠나려고 한다. 분녀는 기다리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던 중 성춘과 봉수가 분녀를 두고 다투다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분녀는 마을 사람들의 손가락질을 견디지 못하고 옹기공장 사장을 따라 읍내로 가지만 결국 술집여자 신세가 되고 만다. 세월이 흘러 명준을 다시 만난 분녀는 그와 함께 그리운 고향으로 돌아온다. 는 80년대 에로영화의 대표적 감독이었던 김수형 감독의 작품이다. 또한 안소영이 으로 스타덤에 오른 이후 그 인기의 여세를 몰아 출연한 작품이기도 하다. 라는 제..
이제는 잊혀진 이름이지만 버스 안내양에 대한 추억은 내게도 있다. 초등학교 1학년때 한동안 다섯 정거장 정도를 통학해야 했는데, 이때 안내양(그땐 차장이라고 불렀는데...^^)에게 어느 정류장에 내려달라고 애기하면 비좁은 아침 출근시간대 임에도 불구하고 나를 자신의 뒷자리에 세워놓고는 그 정신없는 와중에도 나를 정류장에 내려주고는 “잘가”라고 말하면서 “오라이”하던 기억이 있다. 그때 그 친절했던 안내양 누나들. 고맙습니다. 지금은 다들 50대 중후반이 되어있을 그녀들. 그러나 김수용 감독의 를 보기 전까지는 그녀들의 인권이 어떻게 유린당해왔는지 알지 못했다. 김수용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이제 막 시작된 1980년대의 한국사회를 바라본다. 박광수 감독의 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80년대가 되면 모두 ..
김수용 감독이 78년에 발표한 는 트로이카 1세대 여배우였던 남정임의 마지막 작품이다. 평탄하지 못한 결혼생활을 정리하고 컴백한 이후 옛 시절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그녀였지만, 자신의 데뷔 영화의 감독이었던 김수용 감독의 야심작(?)에서 남정임은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에 그녀에게서 느껴졌던 깜찍함은 사라졌지만, 그녀의 얼굴엔 30대의 연륜이 묻어나고 있었고, 이런 점이 영화의 배역인 오학자에 잘 어울렸던 듯 싶었다. 30대의 윤정희가 보여주었던 화면 장악력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나름대로 안정된 연기는 영화와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스타 남정임의 이야기로 시작하였지만 이 영화는 또한 김수용 감독의 야심이 진하게 묻어나는 영화이기도 했다. 영화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을 70년대의 한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