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일곤 감독의 은 멜로드라마를 볼 때 마다 기대하곤 했던 감정의 동요를 오랜만에 느끼게 해 준 영화다.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다. 송일곤 감독하면 의례 무거운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나에게 각인되어 있던 까닭에, 이 영화도 멜로드라마를 경유한 묵직한 소재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정말 멜로드라마였다. 그것도 흔하다면 흔한 소재와 구성으로 중무장한 영화. 자칫 발을 삐끗했다가는 나쁜 의미에서의 전형적이고 촌스럽고 신파라는 소리를 딱 들어먹게 생긴 그런 꼬라지로 말이다. 그런데 꼬라지가 아니었다. 전형적이라 할 수는 있지만 그걸 품어내는 방식이 남다르다. 미세한 차이. 그것이 영화의 수준을 결정짓는 요소라면, 송일곤 감독은 분명 멜로드라마 장르에서 미세한 차이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고 명품멜로드라마를 만들..
윤재근 감독의 는 하나의 심장을 두고 쫓고 쫓기는 스릴러 장르를 통해 재미를 만들어가는 영화이지만, 근본적으로는 모성애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즉, 이 영화는 근본적으로는 두 명의 어머니가 이끌어가는 영화라는 것이다. 심장병으로 죽음을 문턱에 둔 딸을 가진 영어 유치원 원장 연희(김윤진). 삼십이 넘도록 양아치짓을 하고 다니는 아들 휘도 때문에 속을 썩는 가난한 어머니. 표면적으로 연희와 휘도(박해일)의 대결로 보이지만, 근본적으로는 휘도의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는 것은 뇌사에 빠진 어머니이므로, 이 영화는 두 어머니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일단 윤재근 감독은 영화 속에서 악인을 내세우지 않는다. 휘도의 어머니를 착취했던 남자(주진모)정도가 악역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그 역시 어리버리..
12010년 대종상 시상식에서 강우석 감독이 이끼로 감독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접하곤 기겁을 해버렸다. 감독상이 연출이 뛰어난 사람이 아닌 권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가는 건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대종상이 영화계의 신구세력을 끌어안는 방식이 이런식이라면 좀 곤란하지 않을까? 어느 시상식이나 왈가왈부는 있겠지만 이번 대종상 감독상은 받아들이기에는 호흡곤란이 동반되는 건 아닌가 싶다. 2그렇다고 이끼가 무지막지하게 못 만든 영화라는 말은 아니다. 그렇다고 잘 만든 영화라고 말하기엔 조금 민망하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이 강우석 감독 특유의 설렁설렁 연출이었다. 물론 연출과 재미가 일치하는 것만은 아니므로 영화까지 재미가 없었다고 말할 수는 없겠다. 꽉 찬 느낌은 부족했지만 미스테리적 요..
我를 버리고 대의명분을 위해 뛰고 나르고 구르는 멋진 것들.국가와 국민을 위기에 처하게 하는 자들을 체포하여 수갑을 채우는 멋진 것들.그래서 뭇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주인공인 것들.은 바로7급 공무원이라 불리기도 한다는 국가정보원 소속의 요원들이다. 하지만 그들은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항상 대기 3분전인 상황이라진득한 눈빛 교환하고 막 작업 들어가기 3분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도바로 세운 거 내려놓고 바람같이 뛰어 나가 범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야한다.그러다보니 사랑에 수갑 채우기는 오시마 빈 라덴의 손목에 채우기보다어렵게 되고 말았다. 신태라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미 익숙한 할리우드 첩보영화의 컨벤션을모두 가져온다. 특히 7급 공무원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트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