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의 호우시절을 DVD로 봤는데, 아주 재미있었다.이 영화엔 특히 내가 좋아할만한 장면들도 많았다.외출과 행복이 그저그래서 이 영화가 좀 더 좋았던건지아니면 외출과 행복이 그저그래서 별 기대없이 봐서 그런지어쨌든 봄날은 간다에서 느꼈던 감성을 비슷하게 느꼈다.봄날은 간다는 내가 광화문에서 회사를 다니던 시절퇴근 후 혼자 스타식스 정동 극장에서 본 영화였다.마침 그때는 아내를 처음 만나서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이 한가득일 때였다.그때 아내는 대전에 살고 있어 얼굴은 두어번 본 상태였고서로 호감만 간직한 채 이메일만 몇 번 주고 받고 있는 중이었다.영화를 다 본 늦은 밤. 극장문을 나섰다.영화에 매료되어 나의 감성은 상승일로에 있었다.광화문 5호선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데때마침 바람이 내쪽으로 불었고늦..
상훈은 초라한 단칸방 출입문 옆 담벼락에 기댄 채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담배를 피운다.잠시 후 그는 ‘그’ 초라한 문을 열고 들어가소주를 마시고 있는 아버지에게 폭력을 휘두른다.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다음 장면은또 다른 초라한 방에서 자고 있는 상훈의 모습이다.그가 아버지를 폭행한 것은 꿈이었을까? 어찌보면똥파리는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었던 상훈의 소망이개인적으로 좌절되는 영화이면서과거의 나쁜 아버지들과 미래의 나쁜 아버지에 대한불안을 환기시키는 영화이기도 하다.영화속에 등장하는 아버지들은 왜 하나같이 폭력적인가?감독은 그 원인을 군사문화가 지배했던 시절에서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직접적으로야 연희의 아버지가 베트남전 참전 군인으로나오는 것일 뿐이지만, 그들은 이미 권위주의적 군사문화..
我를 버리고 대의명분을 위해 뛰고 나르고 구르는 멋진 것들.국가와 국민을 위기에 처하게 하는 자들을 체포하여 수갑을 채우는 멋진 것들.그래서 뭇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어 할리우드 영화의 단골 주인공인 것들.은 바로7급 공무원이라 불리기도 한다는 국가정보원 소속의 요원들이다. 하지만 그들은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터질지 몰라 항상 대기 3분전인 상황이라진득한 눈빛 교환하고 막 작업 들어가기 3분전에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도바로 세운 거 내려놓고 바람같이 뛰어 나가 범인의 손목에 수갑을 채워야한다.그러다보니 사랑에 수갑 채우기는 오시마 빈 라덴의 손목에 채우기보다어렵게 되고 말았다. 신태라 감독은 관객들에게 이미 익숙한 할리우드 첩보영화의 컨벤션을모두 가져온다. 특히 7급 공무원은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트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