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를 재미있게 보았다. 이야기를 신파스럽게 끌로 가고 있긴 하지만, 어렵고 가난한 환경속에서, 나름대로 위악을 떨어본다 하더라도, 어쩔 수 없이 착한 본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좋았다. 더불어 실제 권투선수인 김기수가 무표정속에 캐릭터의 안타까운 심정을 담기 위해 애쓰는 연기도 귀여웠고, 베테랑인 김지미나 전계현의 연기. 김기수를 통해 이루지 못한 동양챔피언의 꿈을 이뤄보려는 늙은 코치역의 박노식도 좋았고, 아역 김천만의 능청스런 연기도 마음에 들었다. 착한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는 마음에 드는 영화였다. 그러나 이제 좀 냉정해져 보자면, 는 김기덕 감독의 연출력은 실종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한국최초의 동양미들급 챔피언이었다는 김기수의 스타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관객을 끌어모으려는..
이용민 감독의 1965년 작품 는 한국공포영화사에서 걸작이라고 불릴만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말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왠지 모던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모던하다... 굳이 이런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은데, 딱히 떠오르는 단어도 없으니 일단 모던하다를 대충 해석해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 사전적으로야 현대적인, 현대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그렇다면 나는 영화 를 어쩌면 요즘 공포영화와 비교해 봐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영화의 스타일 자체가 세련되 보인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형적인 전근대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영화다. 남편 이시목이 양복을 입고 사업을 하는 자본가이고, 서양화가가 등장해 누드모델을 고용해 그림..
박종호 감독의 1965년 작품 는 고아인 어린 소년과 소녀를 통해 전쟁의 비극을 말하고 있는 반전영화다. 심정적으로 주인공이 스스로 살아가기에는 약한 어린이들이라는 점에서 동정적인 감정이 많아 앞서고, 그들이 처해 있는 상황이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어린이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끔찍한 현실속에서도 때때로 동화 속 같은 구성을 취하면서 그들의 순수한 면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아이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그들이 왜 저런 고생을 해야만 하는가에 대한 원인으로서의 전쟁의 비극을 강화시키고 또한 반전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영화는 두서 없이 바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듯 엄마를 찾아 나선 영아라는 여자아이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그리고 바로 비무장지대에서 혼자 살고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