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여전한 그의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있긴 했지만 이전의 작품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항상 그의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관계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주인공들은 항상 서로를 욕망하지만 편안한 현실에의 안주라는 유혹에 굴복하고 제대로 된 관계는 형성되지 못한다. 어찌보면 현실이라는 것이 인간의 욕망을 방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현실의 안주를 선택한 인물들은 어찌나 졸렬하고 비열한지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저런 인간이 아니기를 기도하게 된다.) 이전의 작품들에서 홍상수 감독은 주인공들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제시했지만 에서는 자신의 관점이 인물의 관계에 앞서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제목에서부터 여자가 왜 남자의 미래인지라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겠지만 ..
홍상수 감독의 영화 스타일에 점점 익숙해지면서, 그의 영화는 점점 재미있어진다. 내 느낌은 이렇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는 점점 가벼워진다. 그냥 깃털 같은 느낌이다. 그러니까 그는 점점 영화라는 매체가 당연히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되는 표준 같은 걸 점점 내려 놓는데 주저함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그의 영화를 보다 보면 영화는 ‘이래야 저래야’ 한다는 고정관념 같은 것에서 어느덧 벗어나 버리는 느낌이다. 그래서 부담이 적고, 그래서 가볍게 느껴지고, 그래서 깃털처럼 부드러운 감촉이 전해지는 것 같은 것이다. 결국 이런 것들이 홍상수 감독의 영화 월드를 완성하는 스타일로 굳어지는 것일 테다. 매번 비슷한 유형의 인간, 특히 그다지 정이 안가는 인간들의 잘난 척 대화 같은 거나, 이미 페기 처분 되었다..
홍상수 감독의 을 보다 보면 그의 영화는 정말 똑같은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볼때마다 새롭게 보이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이번 영화에서는 무엇보다 구도가 너무 안정적이고 편해 보였다. 그냥 로케이션으로 카메라 갖다 놓고 그냥 막 찍은 듯 보일 정도였는데, 그의 영화의 어떤 것들이 이런 편안함을 만들어내는 건지? 내용과 너무 잘 어울리는 촬영때문인지? 아니면 정말 혹시라도 돈 엄청 쏟아 부어 놓고 때깔 좋게 만드는 건지? 물론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지만, 어쨌거나 홍상수 감독의 작품을 보다 보면 어느새 몰입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홍감독, 그 사람의 능력은 정말 인정해야 할 듯 하다. 나는 홍상수 감독이 코미디를 선택하면서 점점 더 그의 영화가 자꾸만 자꾸만 좋아지고 있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