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세 감독의 는 한 엑스트라의 죽음을 추적하면서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원인을 밝혀내는 추리적 스타일의 영화다. 기대보다 영화가 아주 좋았다. 무엇보다도 사회비판적인 주제의식이 잘 드러나고 있어 만족스럽지만, 섬세한 연출의 부족은 많이 아쉬운 점이었다. 이원세 감독의 능력이라면 좀 더 세부묘사에 완성도를 기울일 수 있었을 것 같은데, 당시 한국영화의 한계라고 해야 할지, 제작상의 이유라고 해야 할지 어떻든 기술적 마무리의 부족이 많이 아쉬운 대목이라고 해야 할 듯 하다. 시체로 발견된 강유진(신영일)의 과거를 추적하는 형사(박근형)의 회고로 시작되는 영화는 그가 왜 한국인 강유진에서 재일교포 히라오카 유지로가 되어야 했는지, 왜 영화속에서 주인공을 대신하여 죽는 엑스트라에서 사기꾼이 되어야 했는지를 역..
는 몇 달 후에 개봉되는 와 함께 신상옥 감독이 납북되기 전 마지막으로 만든 영화다. 이미 70년대 중반은 한국영화의 암흑기로 불리며 이중삼중의 검열로 피폐해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신상옥 감독의 입장에서도 영화사의 허가가 취소되는 등 위기에 봉착한 시절이기도 했다. 이런 와중에 는 신감독의 재기를 도모하는 영화였던 듯 오락적 흥미로만 따진다면 의외의 수확이라 할 정도로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는 해도 모양새만 따지고 본다면 이제 막 데뷔하는 신인의 테스트용 영화로 적당한 소재다. 신상옥 같은 대가가 굳이 덤벼들 영화는 아니라는 것. 에는 당대 흥행영화를 위한 모든 클리쉐가 총 집합한 영화처럼 보인다. 전세계의 B급 영화시장에서 한정된 공간에 여인들을 모아놓고, 그녀들의 육체를 전시하면서 착취하는 ..
꼬맹이 시절부터 백영규의 슬픈 계절에 만나요를 무척 좋아했다. 그가 솔로로 데뷔하기 전에 물레방아라라는 팀으로 발표한 순이 생각도 좋아했었고, 그의 마지막 메인스트림 히트곡이라 할 얼룩진 상처까지 좋아했던 걸 보면 나도 꽤 그의 팬이었던 모양. 어쨌든 초등학교시절 담벼락에 붙어있던 장미희와 함께 출연한 영화 는 꽤나 보고싶던 영화중의 한편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30여년뒤에 드디어 이 영화를 비디오로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3000원 주고 구입한 비디오가 어찌나 구리구리뱅뱅인지 90분짜리 영화를 보는 동안 헤드만 다섯 번을 닦아야 했다. 그렇게 어렵게 만난 이 영화가 어땠을까? 아~~~ 슬픈 계절은 사계절에 속하지 못해서일까? 박남수 감독의 1981년도 개봉작 는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라고 할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