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는 검문소의 차단기가 내려와 있어도 전혀 구애받지 않고 이쪽과 저쪽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낙타에게는 자유가 있다. 그런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중동이라는 지리학적 구도 속에서 국가가 강요하는 폭력을 견디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유가 없다. 성인잡지의 요란한 누드사진 속 여자의 가슴을 X표시로 가려보려 해도 유두는 튀어나오는 것처럼, 두 눈을 가린다고 해서 진실을 덮을 수는 없다. 눈물은 흐르기 위해 존재하는 것. 결국 국가가 강요한 폭력의 흔적을 땅에 묻는다고 진실마저 같이 묻힐 순 없고, 아들을 그 국가가 강요하는 폭력에서 구출해 낼 수도 없는 것이 폭력의 구조를 만들어내고야 만 인간이 처한 딜레마다. 사무엘 마오즈 감독이 이스라엘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자연스럽게 한국의 과거도 떠올..
이스라엘은 양가감정을 갖게 만드는 나라다. 2차 대전중의 유태인의 비극은 너무 잘 알려져 있고 영화로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한 희생자의 이미지는 보편적인 이스라엘의 이미지로 알려져 왔다. 특히 어린시절에는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 더욱 미화되었는데, 사막에 물을 대고 농사를 짓는다는 식으로 대단한 나라라고 배웠고, 탈무드도 무조건 읽어야 되는 권장도서였지 않은가. 헐리우드 영화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있는 희생자로서의 이미지는 이스라엘/유태인에 대한 죄는 비단 전쟁으로 인한 독일의 죄를 넘어서서 전 인류의 트라우마가 되어왔다. 그러한 희생자의 이미지속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잔인함과 중동을 화약고로 만드는데 일조하고 있는 정치적 문제들은 상당부분 은폐되어 왔던 것 또한 사실이다. 내가 좀 나이가..
제임스 골드스톤 감독의 77년 작품 가 1980년에 우리나라에 개봉되면서 제목이 로 바뀌었다. 부라디 썬데이라니… 블러디 선데이라는 뜻일텐데… 그래도 어떻게 보면 참 정겹다. 정말 70년대스러운 제목이라고나 할까… 한 젊은이가 놀이공원의 롤러코스터에 폭탄을 설치해 열차가 탈선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에 안전검사관 해리 콜더와 형사 호잇이 사건을 조사한다. 젊은이는 해리를 통해 백만불을 요구한다. 머리 좋은 젊은이가 경찰을 따돌리고 백만불을 인수하지만, 그 돈에 추적장치가 된 것을 확인한 후 새로 개장하는 신형 롤러코스터에 폭탄을 설치한 후 다시 백만불을 요구한다. 해리는 형사와 함께 젊은이를 잡는 데 성공하지만, 젊은이는 롤러코스터에 치여 죽는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서스펜스를 설명하면서 탁자 밑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