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코미디영화라고 쓰고 호러 영화라고도 생각해볼까 싶다. 분명 코미디인데 끔찍하기도 라는 느낌이 끈끈하게 눈에 어른거리는 묘한 영화다. 그러니까 영화가 끝나고도 한바탕 웃음으로라는 유쾌함을 느끼기가 힘든 코미디영화다. 브루노 뒤몽 감독은 대놓고 불편한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 같다. 풍경 좋은 해안 마을. 귀족들의 휴양지이기도 하다. 홍합을 따고 있는 가족은 이 풍경이 고통이지만, 휴가 온 귀족들에게는 한 폭의 그림이다. 하지만 이 해안에서는 연쇄실종사건이 벌어지고 있다. 무능력한 경찰은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고 있다. 어부의 아들 마루트와 귀족집안의 빌리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다. 알고 보니 어부 집안은 식인종이었고, 귀족 집안은 근친상간으로 얼룩져있다. 과연 경찰은 사건을 해결..
안소니 밍겔라 감독의 는 몇번의 아름다운 영상과 나의 감성을 녹이는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는 지루했다. 절대사랑이라는 감정을 돋보이게 하기위해 온갖 아름다운 영상 만들기는 정성스럽지만 너무나 익숙한 서사는 영상을 그림엽서 이상으로는 보이지 않게 만들었다. 더군다나 속내를 들여다보니 엄청 꼬롬한 냄새도 진동하기에 거의 3시간 가까이 화면을 바라봐야 하는 것은 뜨거운 사막에서 타는 목을 움켜잡고 빨리 오아시스가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꼴이었다. 과연 안소니 밍겔라 감독은 누구에게 '누구나가' 다 아름답다고 느낄 것 같은 이런 비극적 사랑이야기를 하고자 하는가? 그러니까 이 영화 자체가 암묵적으로 상정하고 있는 고객은 누구인가? 감독은 교묘하게 위장한 채 중산층을 위한 광대놀음을 펼친다. 여기서 말..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는 내가 본 그의 영화중에서 가장 편하게 볼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그 전의 영화가 이란이라는 나라의 정체성을 밑바탕에 깔고 있어 좀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하는 수고를 해야 했다면 는 역시 다른 나라가 배경이긴 하나 다루고 있는 주제가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보편적인 것이어서 부담을 좀 덜었던 것이다. 이 영화는 이탈리아라는 나라와 공간이 중요한 영화는 아니다. 세계 어디라도 상관없는 것이다. 즉 공간보다는 주인공인 줄리엣 비노쉬와 윌리암 쉬멜이 전경에 배치된 후 보여지는 중경과 후경의 미장센과 엑스트라들이 더 중요한 영화인 것이다. 진짜 같은 복제품이라는 원제가 암시하듯 키아로스타미 감독은 부부행세를 하는 가짜를 통해 삶 혹은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일까에 다가서려는 시도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