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호텔을 보고 있노라면 영화 에서 킬러들이 모이는 호텔이 생각난다. 철저하게 룰을 지키는 호텔이란 그 룰이 깨지는 순간부터는 존재가치가 없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영화라는 게 갈등이라는 걸 위해 존재하지 않는가? 그러므로 당연히 이 영화는 그 룰에 균열을 일으키기 위해 달리기 시작한다. 가까운 미래. 수도가 민영화되고 물에 대한 통제권이 개인에게 넘어가면서 폭동이 일어난다. 이 틈에 은행을 털던 강도가 위기에 처하자 호텔 아르테미스로 피신한다. 간호사인 진은 악당들을 치료하며 호텔을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녀는 아들이 죽은 후 몇 십 년째 밖으로 나가지 않고 호텔에 머물러 있다. 그런데 부상을 당한 경찰이 들여보내 줄 것을 요청한다. 규칙에 어긋나는 일이지만 진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들어오게 한다...
데이빗 핀처가 다시 여성주인공과 함께 돌아왔다. 그의 첫 영화 에서 여성이 주연으로 등장한 이후 거의 10년만에 다시 여성과 함께 나타난 데이빗 핀처는, 그러나 여성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그녀와 함께 귀환한 것은 아니다. 핀처의 관심의 영역은 여전히 남성이고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이며 더나아가 그들이 만들어 놓은 이 세상이다. 도시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그곳의 상징은 거대한 빌딩숲이다. 그것들은 키높이를 하듯 위로 위로 치솟아 올라가려고 경쟁한다. 파이트 클럽에서 보았듯 순식간에 무너져 내려 사라져 버릴 모래위의 성이지만... 현대인들이 보기에 그것은 권력의 상징이다.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낸 생성의 원인은 역사 이후 권력을 장악한 남성들이었으며 아버지라는 이름의 허상덩어리들이었다. 그것은 다시 자본주의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