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My Blueberry Nights 왕가위 감독의 2007년 작품 . 보고 있자니 막연한 감정이라는 것이 막 올라온다. 그 막연함은 1990년대 중반을 향수하는 감수성일지도 모르겠다. 이 지점에서 2007년 작품 는 1990년대 중반 작품인 과 와 조우한다. 그리고 왕가위 감독은 자신의 전성기를 회고한다. 그의 스타일. 그의 대사. 그의 음악. 그의 감수성을 추억한다. 그래서 는 왕가위가 자신의 영화 과 의 감성과 자신의 젊은날의 회고를 섞어 만든 리메이크다. 노라 존스가 주인공이니 이 영화에는 그녀가 부르는 감미로운 음악들이 넘쳐난다. 그럼에도 가장 귀에 들어오는 것은 스쳐지나가듯 나오는 아주 살짝 편곡된 듯한 의 스코어다. 이 영화에는 왕가위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총집약되어 있다..
왕가위감독의 타락천사는 사라짐에 대한 그리움의 토로이다. 수많은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서 존재하면서도 다른 시간 속에서 살아간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은 단 한명의 개별자로 살아갈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들은 같은 공간에 서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율배반은 왕가위 감독의 타락천사를 휘감고 도는 주제이다. 다른 시간속이지만 같은 공간에서 사람들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아둥바둥거린다. 그것이 영화속에서는 팀이 되기 위해 혹은 연인이 되기 위해 애를 쓰는 장면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첫 장면은 우리가 아직도 팀인지 확인하는 장면으로, 마지막 장면은 팀을 이루지 못하는 인간의 비극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팀을 이룬다는 것은 서로에게 의미가 되려고 하는 것이다. 타락천사의 등장인물들은 킬러를 제외하고 모두 서로에게 의..
왕가위의 영화에서 홍콩의 반환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지우기는 쉽지 않다. 물론 분명한 정치색을 띤 채 노골적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늘 반환의 불안을 관계의 불안함으로 치환한 채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는 그의 불안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 1997년이라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그가 의식하든 안하든 그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다. 그래서 왕가위 감독은 주술사가 되기로 한다. 원시 사회에서 미래를 점치며 마을의 액운을 몰아내는 주술사의 역할을 기꺼어 떠맡으며 불안한 미래를 짊어진 홍콩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토해내려고 단단히 작정을 한 듯 하다. 그렇다면 왕가위가 굳이 왜 동성애라는 소재를 들고 나왔을까? 이 영화에서 동성애자라는 것이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