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몽으로 데뷔했던 양주남 감독이 1957년에 만든 신파멜로드라마 을 보면서 60년대 후반의 메가 히트작 이 많이 생각났다. 아들을 아버지에게 보내려는 여자, 갑작스럽게 나타난 남편의 아이, 그로 인해 외도를 알게 되는 부인의 갈등을 다루는 내용은 고무신 관객으로 통칭되었던 당시의 주부관객들이 가장 확실하게 반응하는 캐릭터들이었을까? 이런 소재는 80년대까지도 지속적으로 변형되며 만들어 진걸 보면 확실히 고정 관객층이 있었던 것 같다. 어떻게 보면 은 의 내용에 인물들의 감정의 증폭을 좀 더 강하게 만들어 리메이크한 영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은 화면이 좋았다. 부드러운 톤의 흑백 영상에 드러나는 당대의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편집자 출신의 양주남 감독답게 화면의 전환이 그 당시의 영화에 비해 부드럽..
양주남 감독의 36년작 미몽은 현재 필름이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유성영화다. 2008년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안종화 감독의 가 공개되면서 最古영화 타이틀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유성영화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이니 그 의미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닌 것 같다. 한국최초의 발성영화인 춘향전이 발굴되지 않는 이상 유성영화 최고의 타이틀은 아마도 지속되지 않을까? 미몽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이 많은 영화였다. 우선 일제 강점기 시기의 근대화된 서울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좀 편집이 필요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길게 보여주는데, 이는 아마 서울의 모습을 상상하는 지방의 관객들을 배려한 것은 아니었을까?(제작자 속마음, 이정도 구경거리면 안보고는 못 배기겠지?^^) 사실 최인규 감독의 집없는 천사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