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 하룻밤 우연히 동혁과 만난 혜린은 5년전을 회상한다. 자신의 환경을 비관하며 엄마의 무덤이 있는 고향에서 자살을 결심 했던 혜린은 동혁을 만나 위안을 받고 하룻밤을 보낸 후 삶의 의욕을 찾는다. 하지만 곧 임신을 했음을 알게 되고 동혁의 가정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사라졌던 것. 동혁은 혜린의 아들 훈이 자신의 아들임을 알게 된다. 혜린은 다시 한번 동혁의 가정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이모가 있는 어촌으로 가지만, 자신을 강간하려는 남자를 폭행하고 체포된다. 아들 훈을 동혁에게 보내고 교도소에 수감된 혜린은 출소 후 그들을 떠나려 하지만 엄마를 찾는 훈을 외면하지 못하고, 동혁과 그의 아내도 훈을 혜린에게 보낸다. 60년대 후반 이후 계속 반복, 변주되고 있는 아이를 둘러싼 한 남자와 두..
1969년 개봉한 박종호 감독의 는 당대의 시각에서 파격적이라 할 만한 여성 주인공을 내세우는 동시에 대담한 노출과 러브씬의 묘사 등 외설시비를 불러일으키며 파문을 만든 영화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나에겐 무엇보다도 이나 여타 영화를 통해 대표적인 청순가련형 여배우의 대명사였던 문희의 색다른 변신이 더욱 흥미로운 영화이기도 하다. 여대생인 미지(문희)는 약혼자인 성민(남진)이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성불구가 된 것을 알고 방황하던 중 병원에서 만난 허사장(남궁원)과 육체적 관계를 갖게 된다. 성민과 허사장 사이에서 정신적 사랑과 욕망에 대해 갈등하던 미지는 두 사람과 모두 이별하며 홀로서기로 결심한다. 이 영화에서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이기도 한 미지라는 여성 캐릭터다. 무엇보다도 그녀는 자신의 행동..
양주남 감독의 36년작 미몽은 현재 필름이 남아있는 가장 오래된 유성영화다. 2008년에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안종화 감독의 가 공개되면서 最古영화 타이틀은 사라졌지만, 그래도 유성영화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영화이니 그 의미 자체가 사라진 건 아닌 것 같다. 한국최초의 발성영화인 춘향전이 발굴되지 않는 이상 유성영화 최고의 타이틀은 아마도 지속되지 않을까? 미몽은 여러 가지 흥미로운 점이 많은 영화였다. 우선 일제 강점기 시기의 근대화된 서울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좀 편집이 필요하지 않나 싶을 정도로 길게 보여주는데, 이는 아마 서울의 모습을 상상하는 지방의 관객들을 배려한 것은 아니었을까?(제작자 속마음, 이정도 구경거리면 안보고는 못 배기겠지?^^) 사실 최인규 감독의 집없는 천사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