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 김에 해롤드 로이드의 영화를 좀 더 보기로 했다. 처음 접했던 에 대한 약간의 실망을 상쇄해보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다. 그러니까 해롤드 로이드에게 여전히 기대를 하고 있었다. 올레TV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3편의 해롤드 영화 중에서 1928년 작품인 를 보기로 했다. 1928년이라는 시간도 흥미로운 지점이었다. 1927년 가 개봉되면서 영화는 사운드라는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기 시작할 즈음이었기 때문이다. 이 시기는 또한 무성영화가 그 영화문법을 거의 최고의 완성도로 보여주던 시기이기도 하다. 무르나우의 같은 걸작을 생각해 보라. 역시 무성영화로서는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스토리도 그렇고, 촬영, 편집 뭐 하나 빠지는 게 없이 훌륭한 작품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하지만 내가 이 영화에서 기대한..
해롤드 로이드는 찰리 채플린, 버스터 키튼과 어깨를 나란히 한 배우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앞의 두 사람에 비해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다. 다만 누구라도 한 번 쯤은 봤을 법한 고층건물의 시계바늘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있는 사진은 아주 유명하다. 이 장면은 성룡이 자신의 영화 에서 아주 재미있게 패러디하기도 했고 그 외 여러 영화에서 다양하게 패러디되고 있다. 나도 이 장면은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영화를 보면서는 너무 익숙해져서 인지 그다지 큰 인상을 받지는 못했지만 의외로 긴장감 있게 연출되어 있기는 하더라.대신 나는 이 영화의 첫 시퀀스가 무척 재미있었고 신선해 보였다. 영화가 시작되면 먼 여행을 떠나려 하는 남자가 있다는 자막이 보인다. 그리고 아이리스장면으로 침울해 보이는 한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