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민 감독의 1965년 작품 는 한국공포영화사에서 걸작이라고 불릴만하지 않을까? 무엇보다도 이 영화를 보다 보면 말로는 잘 표현하지 못하겠지만 왠지 모던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모던하다... 굳이 이런 표현을 쓰고 싶지는 않은데, 딱히 떠오르는 단어도 없으니 일단 모던하다를 대충 해석해봐야 하지 않겠나 싶다. 사전적으로야 현대적인, 현대식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그렇다면 나는 영화 를 어쩌면 요즘 공포영화와 비교해 봐도 그다지 떨어지지 않는다고 느꼈을 수도 있고, 아니면 영화의 스타일 자체가 세련되 보인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이 영화는 전형적인 전근대적인 분위기가 지배하는 영화다. 남편 이시목이 양복을 입고 사업을 하는 자본가이고, 서양화가가 등장해 누드모델을 고용해 그림..
은 억울하게 죽은 점례의 한이 공포의 원인이 된다. 점례는 고아 출신으로 외롭게 살고 있는데, 어느날 부잣집의 며느리로 들어가게 된다. 시어머니는 손이 귀한 집안이니 부디 아들만 하나 낳아달라고 말하며 친어머니처럼 자상하다. 점례는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 부처님에게 감사기도를 드린다. 하지만 그녀의 임신 후 아이와 점례 둘 중 하나만 생존할 수 있는 상황이 되자 자애롭던 시어머니 불현 듯 며느리의 목숨따위는 중요하지 않으니 아이만 살리라고 말한다. 그리고 시아버지와 남편도 암묵적으로 동의한다. 점례는 아이를 출산하며 억울하게 죽어간다. 이후 원혼이 된 점례의 복수가 시작된다. 줄거리에서 보듯 가장 근본적인 사건의 원인은 전근대적 가부장제라는 제도이다. 그리고 점례의 죽음을 통해 가부장제를 비판하려..
박영환 감독의 1958년 작품 는 며느리의 설움이라는 악극을 영화화 했다. 이미 1949년에 황정순을 주연으로 라는 제목으로 만들어졌는데, 이 작품이 두번째 영화화다. 는 한마디로 신파극이다. 이러한 신파 스토리는 50년대의 많은 멜로드라마가 차용하고 있던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박영환 감독의 는 요즘의 시선으로 단순히 신파라고 치부하고 무시해버리기에는 아까운 영화다. 비극이 비극을 몰고 오며 주인공을 압박하고 눈물로 지새우는 구조는 똑같다. 하지만 이런 신파를 구원해내고 있는 것은 촬영의 아름다움이다. 50년대 영화라고 하기에는 촬영이 너무 깔금하고 좋았다. 박영환 감독이 촬영으로 영화 경력을 시작했고, 이 영화에서 감독뿐 아니라 촬영까지 직접 해냈다는 것이 아름다운 그림을 만드는데 도움이 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