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감독의 1967년 작품 는 정말 세련된 멜로드라마다. 이만희 감독은 거의 마이다스의 손이다. 건드리는 장르마다 이토록 세련되다니. 영화를 보는 내내 문정숙은 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분명 그녀에게는 기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올케가 오빠와 이혼해 달라고 말하기까지 하지만, 그녀는 결국 자살을 택한다. 신문기자도, 남편도, 고모도, 가정부까지. 이만희의 영화에서 상투적인 인물은 하나도 없다. 남편은 6.25전쟁에서의 부상으로 성불구가 되었다. 그는 아내를 주인공으로 소설을 써 신문에 연재하고 있다. 신문사의 부장은 소설속의 정숙한 아내의 모습은 현대의 모습이 아니라며 답답해한다. 문정숙 역시 답답한 인물일수 있다. 신문기자 강을 만나고 나서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자신의 욕망을 ..
1966년에 개봉된 이성구 감독의 은 쟈니 브라더스의 주제가가 참 좋았다. 그리고 별 기대 없이 봤는데, 영화도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성구 감독이 역시 좋은 감독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내용은 돈 없이 몰려 다니던 건달 녀석들이 제대로 된 삶 한번 살아보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속에서 우정은 영원 하리라는 것. 오인의 건달로 나오는 인물들은 60년대 영화의 남자들답게 남성다움을 꽤 마초적으로 드러낸다. 아마 그 시절에는 남성다움이란 바로 그런 것이었으리라. 주요 인물이 다섯이지만, 이성구 감독은 다섯명의 주인공을 제각각 개성 있게 묘사하고 있어 영화가 깔끔해질 수 있었던 것 같다. 누구 하나 배경으로만 머물지 않는 것은 이성구 감독의 연출이 좋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
하녀를 시작으로 김기영 감독의 女시리즈를 이 영화로 마무리 지었다.하녀, 화녀, 충녀, 화녀82, 느미까지 아주 강렬한 영화의 여정이었다.그런데그 마지막을 장식했던 수녀에서는 기이한 경이감을 느끼고야 말았다. 일단79년에 발표된 이 영화는 어쩌면안드로메다로부터 온 영화인지도 모른다.달나라는 너무 가깝다.어떤 분은 새로운 걸작이라며 칭송하지만구름은 일단은 당혹감 속에서 자유형, 배영, 접형을 중구난방으로하면서 물속으로 가라 앉지 않으려고 노력해본다. 수녀다. 그 수녀가 아니고 水녀란 말이다.하지만 이 영화의 주인공 순옥은 물 속에 발 한번 담그지 않는다.오히려 그녀는 대나무로 죽공예품을 만들어 성공한다.그러므로 이 영화의 제목은 竹녀가 되는게 맞는 것 같으나언감생심감독님의 깊은 뜻이 숨어있으리요 짐작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