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애정공백부터 하겠다. 임상수 감독은 을 본 이후부터 내가 가장 좋아하는 감독이다. 그의 영화는 데뷔작 부터 까지 다 좋아한다. 그리고 물론 최근작 역시 아주 좋았다. 을 보다보면 ‘모욕’이라는 대사가 아주 인상적으로 들려온다. 그렇다. 우리들은 모욕을 당하고 살고 있지만, 그것이 모욕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그걸을 감내하고 산다는 것이다. 더불어 뛰는놈 위에 나는놈 있다는 말이 퍼뜩 떠오른다. 날고 기는 백금옥 여사와 그녀의 가족들은 아무리 우아한 척, 고매한 척하며 모욕을 주는 존재인 줄 알지만 알고보면 그들은 또한 미국인 로버트에게 모욕을 당하고 있다.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혹은 감내하거나 하면서. 아마 로버트 위엔 더한놈이 있을지도. 은 어쩌면 이토록 천박한 대한민국의 자본주의라는 것이 어디..
친일파 영화다 아니다라는 공방속에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그래서 그 기상을 펼쳐보지도 못한 채 간판을 내려야 했던 영화 을 드디어 보았다. 일제 식민지 시기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였다는 박경원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다 보니 민감한 민족주의 문제를 피해갈 수는 없었나 보다. 하지만 나는 한국 최초의 여류비행사라는 수식어에는 처음부터 관심이 없었다. 오히려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영화 을 만든 윤종찬 감독의 2번째 프로젝트라는 것에 더 흥미가 있었고, 기대에 부풀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내 생각에 윤종찬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화를 잘 만드는 사람 중의 하나였고,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거의 박찬욱과 맞먹는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90억이 들었다는 이 대작은 극장에서 겨우 1주일만에 막을 내렸고, 팬을 ..
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다.극장에서 그렇게 웃어보기는 올들어 처음인 듯... 아주 유쾌했다.일단 시대가 80년대 후반이라 친근감이 많이 느껴졌고,더구나 주요 공간이 부산이라 고향이 부산인 나로서는 보는 재미가 만만치 않았다.기억을 더듬어보면정말 89년에 국제시장의 저 좌판에 앉아 떡볶이를 먹었던 것 같기도 하지 뭔가...^^영화를 보기전에는 지금 상황에서영남과 호남의 지역감정이라는 소재가 좀 현실감이 없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배경이 80년대 후반이라는 걸 알고는 머리 좀 썼네 싶었다.아마 그때가 지역감정이라는 구습의 거의 막바지 시기가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사실 영화 자체는 별다른 특별한 점은 발견하기 힘든 코미디영화다.그래도만희 희화화 하기는 했지만 영남과 호남의 사투리를 이용한 웃음코드는TV에서 자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