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마저 세상을 떠나며 고아가 된 6살 프리다는 외삼촌집에서 살기로 한다. 외삼촌과 외숙모는 친딸처럼 대하려고 노력한다. 프리다는 사촌동생 아나와 1993년의 뜨거운 여름을 즐겁게 보낸다. 그러나 프리다는 외삼촌집에 자신의 자리는 없는 것 같은 소외감을 느낀다. 나름대로 반항도 해보지만 프리다는 자신의 위치를 서서히 알게 된 걸까? 하염없이 운다. 고아가 된 6살 여자아이가 할 수 있는 건 우는 것 밖에 없다. 카를라 시몬 감독이 느리지만 섬세하게 보여주는 영상은 상실감을 묵묵히 견뎌야 하는 여자아이의 삶이다. 자잘한 아이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어른이 된 지금 프리다에게 감정이입을 하기 보다는 조카를 키우게 된 외삼촌 부부의 감정에 더 동일화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이 영화에서 엄마의 죽음의 원인은..
설태호 감독의 1977년 작품 는 미국으로의 입양을 거부하고 고아원을 도망친 후, 동만(김무생)을 만나 같이 여행하다가 정을 느낀 동만이 자신의 아들도 입양한다는 이야기인데, 토닥토닥 정을 쌓아가는 철이와 동만의 에피소드가 나름대로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이 영화는 미스테리를 하나 품고 있는데,바로 영화가 시작하는 초반부의 편집이 너무 이상했다는 것이다. 비디오로 제작되는 과정에서 순서가 뒤죽박죽 되었는지, 아니면 오리지널 상영본에서도 그런지 알수는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점프컷이라고 부를 수도 없는 명백한 실수가 아닌가 할 정도로 생각되었다. 만약 비디오판이 오리지널 영화판의 편집순서와 동일하고 감독이 이것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면 설태호 감독님에겐 미안하지만 out이라고 말해야 할 정도가 아닌가 싶다. ..
이한 감독의 을 보고 나니, 의 성공의 여파는 여전히 힘을 가지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의 정서라 할 그리움을 차용한 영화들이 몇 차례 개봉되기도 했고, 여전히 만들어지고 있는 걸 보면 말이다. 그러나 에 이르면 이제 힘을 다했다는 생각도 든다. 은 비슷한 정서를 시도했지만 가슴을 적시기 보다는 그저 신파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포착한 전쟁 시기의 어린이 합창단이라는 소재 자체는 좋았다. 그들이 불러주는 맑고 고운 노래가 메아리가 되어 전쟁과 가난에 지친 극중의 사람들 뿐만 아니라,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의 가슴까지 적셔줄 수도 있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하지만 내러티브 구성이 너무 진부했다. 그래서 그 노래 소리가 마음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그러니까 기존 한국영화에서 이러이러한 장면들을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