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라이트 감독의 를 무척 좋아했기 때문에 가 개봉한다고 했을 때 좀 의아하긴 했다. 멜로드라마를 고급스럽게 만들었던 감독이 액션영화라니...그런 느낌. 그래서인지 그다지 관심이 생기진 않았다. 게다가 입소문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기대는 점점 떨어졌다. 얼마나 관심이 없었던지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서 배우 에릭 바나가 나오네? 이랬을 정도다. 하지만 다 보고 난 후엔 영화가 참 마음에 들었다. 인간 병기로 키워진 어린 소녀의 맨몸 액션도 볼 만 했지만 그것보다는 이 영화를 관통하고 있는 외로움의 정서가 와 닿는다. 마치 본 시리즈를 처음 볼 때의 느낌과도 비슷했다. 알싸한 감정이라고 할까? 묘하게 가슴 한 곳이 묵직해지다가 여운이 드리우고, 뭔가 슬픈 듯 하다가 쓸쓸해지는 것 같은 느낌. 영화가 너무 뛰어..
정말 몇 년 만에 영화를 보고 난 후 눈시울이 뜨거워졌는지 모르겠다. 말이다. 하지만 그 눈물이 조금 낯설고 부끄러웠던 이유는 감정이 쌓이고 쌓여 만들어진 눈물이라기 보다는 (즉, 영화에 몰입했다기 보다는) 벤자민이 아내와 딸을 위해 떠나기로 결심하고 그 이후 그가 어려지기 시작한 후 갑자기 센티멘탈해지면서 만들어진 눈물이기 때문이다. 영화는 물 흐르듯 잘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모든 것이 최상의 조건에서 만들어진 수공예품처럼 보였다. 뛰어난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은 할리우드가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드라마 한편을 내 놓았다는 데 의심이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영화가 종반을 넘어서면서도 무덤덤했다. 재미는 있는데 이상하게 감동이 없었다. 데이빗 핀처의 영화이기 때문에 내가 기대하는 부분이 남달랐기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