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여전한 그의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있긴 했지만 이전의 작품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항상 그의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관계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주인공들은 항상 서로를 욕망하지만 편안한 현실에의 안주라는 유혹에 굴복하고 제대로 된 관계는 형성되지 못한다. 어찌보면 현실이라는 것이 인간의 욕망을 방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현실의 안주를 선택한 인물들은 어찌나 졸렬하고 비열한지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저런 인간이 아니기를 기도하게 된다.) 이전의 작품들에서 홍상수 감독은 주인공들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제시했지만 에서는 자신의 관점이 인물의 관계에 앞서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제목에서부터 여자가 왜 남자의 미래인지라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겠지만 ..
김대승 감독의 '가을로'를 재밌게 봤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이다. 두번째는 영화가 끝날 때 내가 좋아하는 스토리였다고 깨닫는 것이다. 나는 어쩔수 없이 헤어지고, 그리워하는 따위의 스토리를 좀 좋아하는 편이다. 어릴때는 신파적인 요소가 섞여들어가면 안타까움에 어쩔 줄 모르기도 했다. 정윤희가 나오는 뻔한 스토리 '사랑하는 사람아'는 눈물, 콧물 짜내며 봤던 기억도 난다. 물론 이젠 능글맞아져서 세련된 신파여야만 마음을 움직이긴 하지만. 어쨌든 뻔하니, 안뻔하니 해도 멜로드라마는 심금을 울리는 구석이 분명히 있는 거 같다. '가을로'는 치유의 과정을 담은 영화다. 그리고 그것은 용서와 받아들임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하다. 애인을 죽음으로 몰았다고 자책하는 현우는 죽은 애인이 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