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는 여전한 그의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있긴 했지만 이전의 작품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항상 그의 영화의 등장인물들은 관계의 불편함을 호소했다. 주인공들은 항상 서로를 욕망하지만 편안한 현실에의 안주라는 유혹에 굴복하고 제대로 된 관계는 형성되지 못한다. 어찌보면 현실이라는 것이 인간의 욕망을 방해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보니 현실의 안주를 선택한 인물들은 어찌나 졸렬하고 비열한지 그의 영화를 볼 때마다 내가 저런 인간이 아니기를 기도하게 된다.) 이전의 작품들에서 홍상수 감독은 주인공들의 관계를 통해 자신의 관점을 제시했지만 에서는 자신의 관점이 인물의 관계에 앞서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는 제목에서부터 여자가 왜 남자의 미래인지라는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겠지만 ..
은 영화가 시작하자마자 자연스럽게 셜록 홈즈와 왓슨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탐정과 보조라는 인물구성이 그들만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그늘에서 벗어나기가 힘든 건 아마 셜록과 왓슨이 너무나 유명한 아이콘이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영화가 진행되면서 영국의 탐정의 이미지는 희미해지는데, 그것은 비단 공간의 변화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하겠지만, 일차적으로는 캐릭터들의 성격형성에 일단 성공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만큼 조선명탐정의 탐정(김명민)과 서필(오달수)이라는 인물은 영화를 끌고 가기에 충분히 매력적일 만큼 선명하게 부각된 캐릭터였다. 어쨌든 코믹하고 소심하고 겁도 많은 깨방정 스타일의 탐정은 보기에 부담스럽지 않았고, 특히 무거운 연기를 주로 했던 김명민의 이미지 변신은 그 자체로 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