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영화는 80년대로 넘어오면서 70년대의 낭만적 판타지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의 현실 자체를 인식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시도를 한다. 은 이미 일본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원작을 바탕으로 한국적으로 얼마나 변용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 스타일적으로는 일본영화와 비슷한 장면들이 많아 표절시비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던 작품이다. 그러나 여류감독이었던 이미례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이전의 하이틴 영화들이 건전과 모범을 강조하던 것에서 벗어나 반항과 비행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80년대 청소년 영화의 전형을 만든 작품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특히 주인공인 유리(김진아)라는 캐릭터는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유형의 10대 인물이기도 하고 말이다. 이 영화는 주인공인 유리가 왜 반항하고 비행에 ..
WELCOME TO THE HELL 지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내가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땅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면. 그렉 아라키 감독에게 물어봐. 그렉 아라키 : (진지한 표정으로) NOWHERE 하긴 여기가 한국이면 어떻고 미국이면 어떻고 트리니다드 토바고면 어떠냐. 이미 세계는 한 이불 덮고 자는 처지.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젊은이들 역시 동시대성을 피해가지 못한 채 서로 어깨동무하고 놀고 있지 않은가. 최고의 놀이는 마약과 약물중독 그리고 섹스. 영화속 등장 인물이 미국 젊은이들이라고... 아니... 자세히 보면 매일 학교식당에서 같이 밥먹는 친구들일걸. 몇년 전 사운드트랙을 사놓고 열심히 들었던 그 영화를 드디어 봤다. 그렉 아라키의 무정부주의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했다. 이런 세상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