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영 감독의 는 1955년에 개봉된 에 이어 개봉된 그의 두 번째 장편영화다. 스타일적으로는 이후 펼쳐질 '김기영스러움' 혹은 '김기영스럽다'를 연상하게 하는 김기영 특유의 양식이 보이기 시작한다. 사회비판적 스토리도 아주 좋다. 양반이라는 지배계급의 횡포와 이에 고통받는 민초들의 삶을 잘 묘사하고 있는 것 같다. 수동과 옥랑의 비극적 사랑은 어쨌거나 양반 아들의 방해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초들은 강하다. 마지막 장면이 유실된 영화다. 현재 전해지고 있는 시나리오와 생전 김기영 감독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유실된 장면은 수동의 어머니가 옥랑을 죽인 후, 마을 사람들이 합심하여 진사를 죽이는 결말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볼 때 김기영 감독은 를 통해 지배계급의 횡포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접근..
한국 최초의 홍콩과의 합작영화이면서 최초의 컬러영화라는 타이틀까지. 필름이 사라진 이 영화가 발굴되어 개봉된다는 소식만으로도 손꼽아 상영일을 기다린 건 당연하다. 영화 상영에 앞서 이국정원을 수입하게 된 경로를 우여곡절의 사연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들었다. 사운드가 소실되어 의도치 않은 무성영화라는 점이 아쉽지만 자막이 제공된다고 하니 다행이라 여기며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일단 나는 이 영화에 대해 발굴의 의미 외에는 영화의 수준에 대해서는 그다지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합작이라고는 해도 한국영화라 생각했으므로, 그 당시, 1957년의 영화 수준이거나 혹은 조금 못 미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영화를 보면서는 의외로 때깔이 좋아서 "어~" 했다. 물론 필름상태는 디지털 리마스터링을 했다고 하나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