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응주 감독의 1974년 작품 는 올레TV의 영화채널을 돌리다가 발견해서 감상하게 되었다. 60년대에 활동했던 전응주 감독의 작품은 처음 접해 보았다. 이 영화는 그의 후기작이라고 할 만 하다. 그의 이름은 한국영화사에서 거의 언급이 되지 않고 있는 셈인데, 를 보고 나니, 그럴만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긴 했다. 오랜 경력에 비해 영화 자체의 만듦새는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어서, 그러니까 구닥다리 한국영화에 이제 내성이 생겨서 그런지^^, 나는 그럭저럭 볼 만 했다. 일본에 징용으로 끌려갔던 장일환(김진규)은 20년만에 귀국한다. 그리고 사랑했던 여인 수정(태현실)과의 추억이 깃든 산장으로 찾아간다. 그런데, 수정이 아직 그 산장에서 딸 은희(김미영)와 함께 살고 있..
강대선 감독의 1972년 작품 은 청소년을 위한 영화라기 보다는 오히려 어른들을 위무하는 영화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청소년이지만 그들의 고민은 화면에서 실종되고, 그 자리엔 어른들 혹은 기성세대의 불안감이 강박관념이 되어 넘쳐흐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영화를 보면서 또 궁금해지는 건, 한국에서 1970년대의 시작이란 어떤 의미였을까 하는 거였다. 서구에서는 68 혁명, 히피등 어떤 면에서는 급작스런 변화가 있는 시기였다. 그리고 그 물결은 아무리 박정희의 폐쇄정권이었다 하더라도 한국에 밀려왔을 가능성이 높지 않았을까?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기성세대에 대한 반발, 성의 개방화등등 많은 영향이 있었을 것같고 말이다. 언뜻 통기타와 청바지로 대변되던 청년문화가 떠오른다. 하지만 ..
이형표 감독의 을 보기로 했던 단 하나의 이유는 신중현의 음악을 듣고 싶다는 것이었다. 역시 신중현의 음악은 무척 좋았다. 영화음악은 종종 맡았던 신중현이 직접 연기를 한 것은 이 유일한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이 영화는 볼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단, 손발이 오그라드는 신중현의 연기와 영화 스토리는 감수해야 한다. 그래도 코미디를 보듯 즐기는 맛도 좋다. 신중현과 엽전들을 출연시키기 위해 급조되었을 스토리에 대해서는 특별히 말할 건 없지만, 역시 신중현이 극 중에서 연주 하는 장면에서 만큼은 훌륭했다. 근육이 미세하게 떨리고 기타를 튕기는 손가락의 움직임이 화면을 뚫고 나올 기세다. 이것은 이미 정점에 도달한 예술가를 보는 듯 했고, 저절로 감동이 느껴진다. 더불어 울고 싶어라로 기억하는 이남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