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엽 감독의 는 어떻게 보면 70년대 후반 한국영화의 자양분을 귀신같이 흡수한 영화처럼 보였다. 걸작이라는 것이 아니라 약삭빠르다고 해야 할까? 70년대 후반기 호스테스 영화 붐에 제대로 올라탔다는 것. 70년대 시골에서 올라온 여자들의 굴곡진 인생역정을 가장 대중적인 문법이라고 할 여러 남자 거치기를 통해 표현하고 있다는 점. 더군다나 일방적으로 그 피해를 남자들의 기득권이나 잘못된 사회의 시스템에서 찾는 노력을 포기함으로써 검열을 피해가고 있는 것 등. 이 영화는 당시의 가장 대중적인 화법을 보여주는 영화인 것 같았다. 는 흥행에서 크게 성공했다. 물론 그 일등공신은 이 영화의 주인공인 정윤희라고 해야 한다. 이 영화는 감독의 영화라기보다는 정윤희의 영화라고 보는 것이 맞다. 에서 정윤희는 그 어떤..
어머니의 유골을 들고 자신들을 버린 아버지를 찾아 올 만큼 저돌적인 신아는 아버지의 집에 들어가 살겠다고 선포한다. 그러나 아버지 집에서 새어머니와 새 언니의 냉대는 그녀를 너무 힘들게 한다. 무작정 동호와 하룻밤을 보낸 신아는 덜컥 임신을 하게 되고 아버지의 집을 나온다. 신아는 직접 아이를 키우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신아를 좋아하는 강일이 새 출발을 해야 한다면서 몰래 아이를 아버지에게 보내버린다. 신아는 아이를 돌려달라고 말도 못한 채 자학에 빠진다. 시간이 흘러 잘 자란 보람은 모든 사실을 알고 친엄마인 신아를 찾는다. 그러나 신아는 죽어가는 몸을 이끌고 거리를 헤맨다. 박용준 감독의 을 보고 나면 뭐, 이런 바보 같은 영화가 다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내러티브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