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섭 감독은 한국의 코미디 영화사에서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이름이긴 하지만 작품적으로는 그다지 훌륭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는 적당히 흥행을 노릴 만한가벼운 영화를 값싸고 빠르게 찍어주는 감독 중의 한 명이었던 듯 싶다. 60년대 후반 , 등 구봉서, 남정임과 함께 한 일련의 영화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코미디에 좀 더 정진한 듯 보이지만, 코미디를 통해 시대를 성찰하기 보다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가볍게, 좀 더 심하게 말하자면 유치할 수 있는 농담으로만 일관하고 있는 것은 아쉬운 점이다. 1979년에 개봉된 역시 이러한 그의 작품세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가수 이은하의 히트송을 등에 업고 흥행을 노린 이 작품은 가수를 지망하는 왈가닥 가정부 정옥, 부잣집 아가씨와 결혼해 한 몫 잡아보려는 운전사 ..
아시아의 잘 사는 나라 싱가폴은 겉으로 보기야 화려해 보이지만,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한국이나 일본이나 대만이나 다 비슷비슷한 것 같다. 삶을 유지하기 위해 직장에 다니며 버티고, 자식을 키우며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다 똑같더라. 이 영화의 인물과 장소를 한국으로 바꿔놓고 같은 사건을 만들어도 충분히 한국의 이야기가 된다. 이런 걸 동시대성이라고 하는 걸까? 는 2013년 칸 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안소니 첸 감독의 데뷔작이다. 먹고 살기 위해 바쁜 엄마, 아빠의 애정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자러는 이래저래 말썽을 피운다. 임신중인 엄마는 더 이상 집안일과 회사일을 병행하기가 힘들어 필리핀 여자인 테레사를 도우미로 들인다. 그리고 테레사와 자러는 조금씩 우정을 키워간다. 택배회사에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