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 텔레비전이 우리 집 안방으로 들어온 건 다른 집보다 몇 년은 늦었던 터라 처음 만난 슈퍼맨은 나에겐 파란색 쫄쫄이에 빨간색 팬티가 아니라 회색이었다. 하지만 색깔이 문제랴. 그 대단한 능력에 홀딱 빠져서 봤던 기억이 난다. 그 후 슈퍼맨 2와 3을 몇 년에 걸쳐 연달아 텔레비전에서 보았다. 재미는 갈수록 줄어들면서 유치해지기 까지 했다. 그러다 드디어 저울질 하던 옆 극장의 을 포기하면서 극장의 큰 화면으로 보게 된 대망의 는 그 동안 슈퍼맨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좋은 기억마저 모두 앗아가며 “내가 미쳤지. 사랑과 영혼 대신 이걸 선택하다니”하며 내 발등을 도끼로 찍어 대는 사태를 빚고야 말았던 것이다. 급기야 그렇게 멋지던 크리스토퍼 리브는 느끼해서 봐 줄수 없고, 그렇게 예쁘던 마곳 키더는 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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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3. 3. 1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