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가위의 영화에서 홍콩의 반환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지우기는 쉽지 않다. 물론 분명한 정치색을 띤 채 노골적으로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늘 반환의 불안을 관계의 불안함으로 치환한 채 보여주곤 했다. 하지만 는 그의 불안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이 영화에서 1997년이라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는 것은 그가 의식하든 안하든 그 역사적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 같다. 그래서 왕가위 감독은 주술사가 되기로 한다. 원시 사회에서 미래를 점치며 마을의 액운을 몰아내는 주술사의 역할을 기꺼어 떠맡으며 불안한 미래를 짊어진 홍콩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토해내려고 단단히 작정을 한 듯 하다. 그렇다면 왕가위가 굳이 왜 동성애라는 소재를 들고 나왔을까? 이 영화에서 동성애자라는 것이 그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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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8. 29. 0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