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치의 여름 몇 년 전까지는 기계화된 도시의 아이가 등장했다면,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인터넷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디지털화된 도시의 아이가 등장하여, 디지털이 그다지 쓸모가 크지 않은 시골에서의 경험을 통해 사람 사이의 관계와 정을 배운다는 이야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장초치 감독의 은 도시와 대비되는 시골생활을 풍부한 서정성으로 풀어낸 영화다. 도시의 아이 샤오바오는 디지털세상에서 소통의 부재와 관계의 단절을 겪는 것처럼 보인다. 감정조차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그가 방학동안 시골로 내려와 할아버지와 친구 뭥치안, 이웃들과 어울리면서 웃음을 찾고, 친구의 죽음과 할아버지의 수술을 보며 영원히 곁에 머물 수만은 없는 것들에 대해 알아가고 극복하면서 조금씩 내면이 성장한다. 익숙한 패턴의 스토리지만 풍부..
80년대 대만 뉴시네마에 깊은 인상과 영향을 받은 많은 감독들과 평론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대만 뉴시네마를 조명해 보는 다큐멘터리. 재미있는 건 동양권 감독과 서구의 감독들이 대만뉴시네마를 바라보는 관점이 약간 다르다는 것이다. 올리비에 아사야스를 비롯한 서구의 감독들은 대체적으로 대만 뉴시네마가 서구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것을 보여줘서 새로웠다고 말한다. 1989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비정성시가 황금사자상을 받았는데 80년대 내내 새로운 흐름이었던 대만뉴시네마를 중국어권에 대한 인정의 방식으로 주었다는 인터뷰도 인상적이다. 아시아권에서는 태국의 아핏차퐁 위라세타쿤 감독은 대만 뉴웨이브의 스타일에 주목하면서 서구 감독들과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 반면 일본이나 중국의 감독이나 평론가들은 대만의 역사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