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아예 폭발시켜 없애버리는 결말은 이미 장준환의 에서 강렬하게 다가왔던 덕분에 그렉 아라키의 에서의 지구 폭발은 그 충격이 좀 덜한 편이긴 하지만 사이비 종교와 연관 지은 지구멸망이라는 스토리는 저예산영화의 소재로서는 괜찮은 듯. 교주의 선택된 아들이라는 컨셉이지만 솔직히 이 선택된 아들이 하는 일이라곤 섹스외엔 아무것도 없다. 주위의 인물들이 모두 그 교주의 아들을 둘러싼 인물들이라는 것이 마지막에 드러나는데, 히어로 영화가 아닌 이상 그에게 지구와 인류를 구할 임무는 없는 셈이다. 그렉 아라키의 입장에서도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지구와 인류는 없어도 무방해 보이는 듯.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초능력자들이나 이성애 대신 동성애와 양성애가 오히려 정상적인 형태라고 말하는 듯한 자유분방함. 이전의 ..
WELCOME TO THE HELL 지금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다면. 내가 지금 발 딛고 서 있는 땅이 어디인지 모르겠다면. 그렉 아라키 감독에게 물어봐. 그렉 아라키 : (진지한 표정으로) NOWHERE 하긴 여기가 한국이면 어떻고 미국이면 어떻고 트리니다드 토바고면 어떠냐. 이미 세계는 한 이불 덮고 자는 처지.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젊은이들 역시 동시대성을 피해가지 못한 채 서로 어깨동무하고 놀고 있지 않은가. 최고의 놀이는 마약과 약물중독 그리고 섹스. 영화속 등장 인물이 미국 젊은이들이라고... 아니... 자세히 보면 매일 학교식당에서 같이 밥먹는 친구들일걸. 몇년 전 사운드트랙을 사놓고 열심히 들었던 그 영화를 드디어 봤다. 그렉 아라키의 무정부주의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했다. 이런 세상에서 ..